中학자, 美공항서 '생물학 샘플' 밀반출하려다 적발

"샘플 추가 연구한 뒤 논문 쓸 계획이었다" 진술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한 중국인 연구자가 미국에서 '생물학 샘플'을 밀반출하려다 공항에서 적발됐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23일 SCMP에 따르면 중국 중산대학 박사과정생 정 모 씨(29)는 미국 보스턴의 베스 이스라엘 병원에서 연구를 수행 후 지난 9일(현지시간) 보스턴 로건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출국하는 길이었다.

그런데 그의 수하물 속 양말에서 '갈색 액체'가 든 미신고 유리병 21개가 나온 것이다.

미연방수사국(FBI) 진술서 등에 따르면 그는 출국 수속 과정에서 수하물에 생물학적 물품이나 연구 자료가 있는지 수차례 질문을 받았지만 부인했다.

하지만 세관 당국의 짐 검사에서 문제가 된 유리병이 나온 뒤 이에 대한 추궁이 이어지자, 결국 병원 연구실에서 일부를 훔쳤고 일부는 또 다른 연구자의 것을 복제한 것이라고 실토했다.

문제의 샘플을 중산대학으로 가져가 추가로 연구한 뒤 자신의 이름으로 논문을 쓸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신고하지 않은 생물학 샘플을 중국으로 가져가려 한 혐의는 물론 세관에 거짓으로 진술한 혐의 등으로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

SCMP는 그가 밀반출하려던 액체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미·중 간 과학 교류에 불신과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은 이미 지적 재산권 절도 등에 대한 우려로 중국인 연구자와 박사과정 학생에 대한 비자 기준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국립보건원과 FBI가 중국 등 외국 생의학 학자들이 미국 연구성과를 훔치는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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