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연구소 '씽크와이' 김성회 소장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더 중요" [주목! 이 사람]

2019. 12. 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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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보좌관 직함을 떼고 연구소를 차렸다.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47)은 명함 뒷면에 ‘시민의 생각을 듣고 정리하는 설문조사 연구소’라고 적었다. 연구소를 만든 이유는 간단하다. 여론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다. 지난 7월 손혜원 의원실을 나와 첫발을 뗐다. 주관식 설문을 진행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정치인들이 여론을 듣는 건 온·오프라인 두 군데예요. 오프라인은 시장에 가서 상인들과 이야기하고 동네 관변단체·협회 회장님 만나 이야기를 듣는 정도죠. 호별 방문을 막아놓은 현재 선거법 하에서는 일반 유권자를 만나기 굉장히 어려워요. 그래서 소셜미디어(SNS)에서 많이 공유된 글, 포털 뉴스에 달린 댓글을 보고 ‘요즘 여론이 이렇구나’ 짐작합니다. 이걸 과학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객관식은 설문자의 의도가 다분히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우리가 재단하지 않고 시민 의견을 듣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목표는 ‘왜?’를 찾아내는 것이다. 서포터즈(시민 패널)에게 현안을 묻는 설문지를 보낸다. 최근 설문 주제는 ‘교육과 입시, 지향해야 할 가치’, ‘조국 임명 논란, 우리 사회에 던진 의미’ 등이었다. 답변 중 10~15%를 무작위로 추출해 10개 안팎의 패턴을 뽑아낸 뒤 전체 답변을 분석한다. 현재 서포터즈는 1만2500명에 이른다. 조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는 2주에 한 번꼴로 낸다. 다양한 통로로 정치인과 국회, 정부 부처 관계자에게도 전달된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렇게까지 내가 여론을 몰랐나?’ 싶을 때도 많다.

“패널이 민주당 (지지자) 중심이라 전체 국민 여론을 대변한다고는 할 순 없어요. 그래도 민주당이 당론을 정할 때 시민들이 어떻게,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번은 저출산 문제를 물었는데, 정책을 만드는 리더층에 해당하는 50대 남성들이 ‘세태’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어요. ‘요즘 여성들이 애를 안 낳지’라는 생각이죠. 하지만 30대 기혼여성 중 아이가 없는 이들을 추려보면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이 압도적으로 높았어요. 아이를 낳으면 행복해진다고 만날 캠페인하고, 애 낳으면 세금 깎아줘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거예요. 답변 하나하나 읽어보는 게 굉장한 공부가 됩니다.”

김 소장은 자신을 시민과 당을 잇는 ‘소통의 창구’라고 여긴다. 자유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맞선다는 의미로 채널 ‘옳은소리’도 운영한다. 내년 총선 출마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정치인이 되는 건 두 번째 문제”라고 말한다.

“SNS에선 글을 잘 쓰거나, 한 진영의 이해를 정확히 반영하는 글이 추천을 받고 공유됩니다. 목소리가 작은 사람은 댓글로 표현하고, 그보다 작은 사람은 ‘좋아요’만 누르고 말죠.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고 봐요. 이를 어떻게 퍼뜨릴 건가도 중요하고요. 국회의원이 되면 설문조사에서 나온 목소리를 정책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역할이 생기겠지만, 막상 독립하고보니 의원이 되는 건 부차적인 문제가 됐어요. 시민 의사를 정치적으로 구현하는 통로를 만드는 게 제 역할입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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