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실' 날린 소망 풍선..동물에겐 '죽음의 덫'

최훈 2019. 12. 2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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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올해 첫날, 해맞이 행사에서 새해 소망을 담아서, 풍선을 날리던 모습 입니다.

풍선 날리기 행사는 올해 언론에 보도가 된 것만 해도, 백 스물 세 건, 사용된 풍선은 만 6천 개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풍선들, 혹시 어디로 가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최훈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하늘을 뒤덮은 이 풍선들은 어디로 갈까?

대부분 터지거나 바람이 빠져 육지나 바다로 떨어집니다.

썩지 않아서 쓰레기가 되는 것도 문제지만, 야생동물들이 예상치 못한 끔찍한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물 속에서 허둥대는 바다 거북.

구조하고 봤더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풍선 줄로 꽁꽁 묶였습니다.

"이게 다 파티 끝나고 풍선을 버렸기 때문입니다.얘 좀 보세요. 풍선에 완전히 묶였어요."

어린 부엉이는 한쪽 날개에 풍선 줄이 묶인 채 어딘가에 매달려 있고, 물개는 풍선줄이 목에 걸려 깊은 상처가 났습니다.

사람한테 발견돼 구조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다리에 꼬인 풍선 줄이 울타리에 걸려 죽은 새도 있고, 먹이인 줄 알고 풍선 조각을 삼켰다가 식도가 막혀 죽은 동물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 바다 거북 식도에선 150cm 길이의 풍선 줄이 나왔습니다.

[이종명/소장] "단순히 오염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풍선에 달려있던 고리나 줄 같은 것이 야생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희생당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1986년 미국 클리블랜드에서는 기네스 기록을 깨겠다며 풍선 150만 개를 날렸습니다.

이날 클리블랜드 인근 호수에선 배가 뒤집혀 두 명의 어부가 물에 빠졌고 대대적인 수색이 실시됐습니다.

그러나 구조는 끝내 실패했습니다.

호수를 뒤덮은 풍선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 떠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구명 조끼라도 찾겠어요? 호수가 풍선으로 온통 가득해서 말이죠."

미국 어류 야생동물 보호청은 풍선을 날리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에서는 풍선 날리기를 법으로 제한합니다.

대신 비눗방울이나 바람개비를 띄워보내자는 캠페인도 벌어집니다.

[다니엘/벌룬즈 블로우] "풍선은 또다른 일회용 쓰레기일 뿐입니다. 쓸 필요가 없죠. 비눗방울이나 리본, 바람개비로 대체하면 됩니다."

우리나라의 풍선 날리기 행사는 특히 1월에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데, 새해에도 전국 곳곳에서 풍선을 날리는 행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MBC뉴스 최훈입니다.

<이 뉴스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관 KPF디플로마 환경저널리즘 교육과정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최훈 기자 (iguffaw@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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