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놀이 스캔들, 아베 콘크리트 지지율 40%대 깨져

도쿄/이하원 특파원 2019. 12. 25.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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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주최 벚꽃회 행사에 후원회원 초청.. 참석자 명부 폐기해 논란
모든 여론조사서 하락세, 30%에 근접하면 올림픽前 총선 가능성
"7년 넘게 집권, 아베 정권 느슨해져.. 잇단 스캔들에 국민들 실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16개월 만에 40% 이하로 떨어졌다. 아사히신문의 23일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지난달 조사 때보다 6%포인트 하락한 38%였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포인트 오른 42%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반대 여론이 지지 여론보다 높아지는 '데드 크로스'가 나타난 것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1년 만이다. 아베 총리 지지율 40%대가 깨진 것은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및 재무성의 관련 문서 조작 파문 논란이 일었던 지난해 8월에 이어 1년 4개월 만이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2차 집권 시작 후, 여러 정치적 논란에도 대체로 지지율 40%대를 유지해왔다. 지난 7년간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40% 이하로 떨어진 적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아베 정권의 심리적 방어선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30% 가까이로 떨어질 경우 내년 올림픽 전에 중의원을 전격 해산, 총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더 큰 문제는 아베 총리의 지지율 하락세가 모든 여론조사의 공통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교도통신이 이달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6%포인트 하락한 42%를 기록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비율은 5%포인트 올라 43%로 나타났다. NHK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와 반대는 45% 대 37%로 8%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이런 여론 흐름의 여파로 아사히신문 조사에서는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를 연임하는 것에 대해서도 63%가 반대하는 결과가 나왔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급락한 직접적인 이유는 '벚꽃을 보는 모임(벚꽃회) 스캔들' 때문이다. 일본 총리가 매년 봄 도쿄 도심의 신주쿠교엔(新宿御苑)에서 주최하는 '벚꽃회' 행사에 아베 총리를 비롯한 정권 요인들이 자신의 지역구 후원회 회원 등을 초청해 왔다는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국민의 불신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벚꽃회에 대한 아베 총리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은 74%였다. 또 벚꽃회 참석자 명부를 폐기하고 복구할 수 없다고 설명한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도 76%였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아베 정권이 일본 역사상 '최장(最長) 정권'이 되면서 긴장감이 사라지고 느슨해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국민 사이에서 2012년 12월부터 7년간 연속해서 집권하고 있는 아베 정권에 대한 견제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그 배경이 되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 5월 해상자위대 잠수함 '우즈시오'에 탑승해 잠항(潛航) 체험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소 부총리는 방위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잠수함 체험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혀 자위대를 사유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는 일본의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 리조트 사업에 관심을 가진 중국 기업이 수백만엔을 부정 반입한 사건에 아키모토 쓰카사(秋元司) 전 국토교통성 부대신(현 중의원 의원)이 관련됐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일본 기업 관계자는 "거의 매달 아베 정권과 관련된 새로운 스캔들이 나오면서 국민이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벚꽃을 보는 모임 스캔들

일본 총리가 매년 4월 도쿄 국립공원 신주쿠교엔에서 각계 인사를 초대해 주최하는 '벚꽃을 보는 모임' 행사에 아베 신조 총리와 고위 관료들이 수년간 지역구 후원회 회원과 지지자를 초대한 사실이 지난달 드러난 사건. 야쿠자 관련자가 초청받고, 다단계 판매로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 아베 총리의 초대장을 받아 참석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권력 사유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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