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4개월..손석희에게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재은 기자 2019. 12. 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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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이슈+] 종편채널 JTBC의 상징 손석희,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 MBC 사장 부임설도

[편집자주] 온라인 뉴스의 강자 머니투데이가 그 날의 가장 뜨거웠던 이슈를 선정해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드립니다. 어떤 이슈들이 온라인 세상을 달구고 있는지 [MT이슈+]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사진=jtbc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 1월부터 JTBC 메인 뉴스 '뉴스룸' 앵커직에서 물러난다.

23일 JTBC 측은 공식 자료를 통해 "메인뉴스('뉴스룸')을 6년 4개월 동안 이끌어왔던 손석희 앵커가 앵커직에서 물러나 대표이사직만 수행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손 사장도 이날 오후 사내 회의에서 "내년 1월2일 신년 토론까지만 진행하고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손 사장은 이미지랄 게 없던 JTBC 개국부터 현재의 '강한 종합편성채널' JTBC가 있기까지 공헌해 JTBC 개국공신으로까지 불리는 인물이다. 하지만 언론사의 꽃 앵커직에서 물러나면서 개국공신 손 사장은 사장 직무에만 집중하게 됐다. 손 사장에겐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손석희=JTBC
손 사장은 JTBC 그 자체였다.

처음 '종편' JTBC는 적지 않은 국민의 반감을 사면서 탄생했다. 이명박 정권은 신문사의 방송 겸영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방송 사유화 정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4개 신문사가 15~19번의 종편채널을 획득했다. 이렇게 조선일보의 tv조선, 동아일보의 채널 A, 매일경제신문의 MBN, 그리고 중앙일보의 JTBC 등이 탄생했다.

이 매체들은 보수 언론으로 꼽혔기에 적지 않은 국민들이 종편이 '보수'에 치우친 보도를 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2011년 12월 개국 이후 JTBC의 뉴스도 이런 이유에서 시청자들로부터 줄곧 외면받았다.

이런 흐름이 뒤집힌 건 2013~2014년 사이다. 한국기자협회가 발행하는 기자협회보는 매년 기자협회 창립기념일(8월17일) 특집호를 내면서 기자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중 '언론사별 신뢰도와 영향력'은 주목받는 설문 항목이다. JTBC는 개국 이후 2013년 조사까지 존재감이 없다가 이듬해 신뢰도(7.9%), 영향력(1.6%) 모두 순위권에 들었다.

달라진 건 단 하나였다. 손 사장이 2013년 9월 JTBC에 합류하며 메인뉴스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손 사장은 세월호 참사 등을 겪으며 신뢰감 있는 보도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후에도 JTBC의 인기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JTBC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2015년(8.7%, 4.2%), 2016년(16.7%, 11%) 등으로 나타났다. 연이어 JTBC는 2016년 말 박근혜 정권 '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상황에서 태블릿PC 보도 등으로 호평받았다. 2017년엔 신뢰도 30.3%, 영향력 27.4%로 정점을 찍었다. 이 같은 인기는 2018년 영향력 41%, 신뢰도 22.3%로 약간의 등저는 있었지만 지속됐다.

반감을 사며 탄생한 종편 JTBC의 인기는 이처럼 손 사장 개인의 인기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었다.

손 사장은 거의 대부분의 관련 설문 조사에서 매년 '신뢰받는 언론인 1위' '존경하는 언론인 1위'로 꼽혔다. 예컨대 시사저널이 해마다 선정하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서 손 사장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JTBC 내부에선 "매체 파워가 아니라, 손석희 1인의 맨파워가 아니냐"는 자조적 이야기도 나왔다.

무너진 손석희 아성
하지만 손 사장의 아성 역시 영원하진 않았다. 최근 손 사장은 여러 이슈들의 중심에 서며 위기 상황에 몰렸다.

앞서 지난 2월 손 사장은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를 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져 조사를 받았다. 이 사건은 '공정함'이 생명인 언론인 손 사장에게 치명적 이미지 손상을 안겼다.

프리랜서 기자 김모씨(49) 폭행하고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는 손석희 JTBC 대표. 2019.2.17/뉴스1


김씨는 손 사장이 2017년 4월16일 경기 과천시 소재 한 교회 인근 주차장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보도를 막기 위해 JTBC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고, 지난 1월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소재 한 일본식 주점에서 자신을 회유하다가 전치 3주에 달하는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손 사장이 2년간 월수입 1000만원이 보장되는 용역계약을 제안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손 사장의 이미지가 미처 회복되기 전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상황을 공정하게 전달하지 못했다며 시청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고 시청률 하락을 겪기도 했다. 지난 10월27일~30일 실시한 미디어오늘·리서치뷰 공동 여론조사결과 조국 사태를 가장 공정하게 보도했다는 방송사로는 MBC 19%, TV조선 17%, JTBC 14% 순으로 꼽혔다.

청와대가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한 지난 8월9일 이후 10월27일까지 80일간 방송사 메인뉴스 시청자 수 분석결과 MBC와 TV조선은 눈에 띄게 상승한 반면, JTBC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때쯤 손 사장이 내부 기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문도 불거졌다.

여기에 지난 16일엔 잘못된 보도로 손 사장이 뉴스룸 진행 도중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손 사장은 이날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수익 배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 9일 '뉴스룸'은 방탄소년단이 소속사 빅히트와의 수익 배분 문제로 대형 로펌에 법률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후속 취재한 결과 실제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일이 연달아 겹치면서 손 사장의 이미지 하락은 겉잡을 수 없게 됐다. JTBC와 손 사장이 동어인 상황, JTBC 편집국의 잘못은 곧 손 사장의 잘못이 됐고, 손 사장의 개인적 이슈도 JTBC 브랜드 전반 이미지에 영향을 끼쳤다.

이 때문에 손 사장의 이번 하차가 경영진의 결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손 사장이 위기 상황에 몰린 만큼 경영진이 JTBC 이미지 유지를 위해 그를 믈라나게 했단 주장이다.
이번엔 정말 OOO 사장 될까?
처음 손 사장이 JTBC에 부임했을 당시, 손 사장이 6년 넘게 이곳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매년 손 사장은 KBS사장, MBC 사장 자리 하마평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손 사장은 수차례 해명했다. 2017년 11월, 손 사장이 JTBC보도국 간부들에게 보낸 글도 이중 하나였다.

당시 그는 글에서 "외부에서 JTBC를 취재하는 미디어 담당 기자들이 제게 알리기를, JTBC 사람들이 저의 거취에 대해 아직도 궁금증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한다"며 "MBC 사장 공모가 시작되면 또 추측 기사들이 나올테니 미리 명확히 해놓겠다. 나는 우리 구성원들만 괜찮다면 여기 5층에 남아있을 거다"라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63)이 내년 1월부터 JTBC '뉴스룸' 앵커직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서복현 기자가 채운다. /사진=JTBC 캡처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조금 다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손 사장의 이미지 하락이 있긴 했지만 내부에서 손 사장의 평가가 좋았던 만큼 이번 하차는 손 사장이 MBC 사장 등으로 부임하기 위해 자신의 결심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는 소문이 매섭다.

JTBC·중앙일보 한 관계자도 "내부에서 손 사장이 앵커직을 내려놓을 것이란 이야기들이 소문처럼 떠돌긴했지만, 내부 평가가 괜찮았기에 손 사장이 일을 못해서 앵커직을 떠나게 된 상황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손 사장이 만일 JTBC를 떠난다면 본인의 친정인 MBC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7년 12월 부임 이후 2년째를 맞은 최승호 MBC사장이 연임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그 빈 자리를 손 사장이 채울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이날 이런 내용이 증권가 '지라시'에 등장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2020년 2월 임기가 만료되며, 손 사장은 내년 1월2일 신년 토론까지만 진행하고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같은 관측들에 대해 JTBC 측은 손 사장의 하차가 단순히 세대교체를 위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JTBC 측은 "앵커들의 세대교체 뿐 아니라, 여성단독 앵커 체제 등의 변화도 나타날 예정이다. 뉴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개편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손 사장도 이적설을 강력 부인했다. 그는 24일 JTBC 보도국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타사 이적설이 돌지만 제안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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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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