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빈이 왜 보내야 했나"..애끓는 '엄마의 시위'

남상호 입력 2019. 12. 25. 20:19 수정 2019. 12. 2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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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MBC 탐사 기획팀은 세월호 참사 당일, 응급 후송이 절실했던 임경빈 군 대신, 해경 간부들이 응급 헬기를 이용한 의혹을 여전히 추적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이 의혹을 두고 강제 수사에 돌입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임 군의 어머니가 꼭 진실을 밝혀달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먼저, 남상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갑자기 영하로 떨어진 쌀쌀한 아침.

임경빈 군의 어머니 전인숙 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길을 나섭니다.

경기도 안산에서부터 청와대 앞까지 약 두 시간은 이제 굳이 이정표를 신경 쓸 필요도 없이 발길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만큼 익숙해졌습니다.

[전인숙/임경빈 군 어머니] "환승을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해서 거꾸로 가고 있다 다시 오고 그래서 지하철을 절대 못 탔었거든요."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가려면 보수 기독교 단체의 집회를 지나야만 합니다.

집회 참가자들이 경빈 어머니와 취재진을 발견하고 다짜고짜 욕설을 퍼붓기 시작합니다.

"안돼 안돼, MBC 안돼." (지금 1인 피켓 시위 가는 거예요.) "가라고!" (피켓 시위 하러 간다고요.) "돌아가라니까!" (어딜 돌아가냐고!) "너희들은 다 빨갱이잖아, 너희들은 빨갱이야."

이들을 피해 겨우겨우 1인 시위 장소인 청와대 앞 분수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10월 31일, 참사 현장에서 헬기에 오르지 못했던 경빈이의 죽음이 알려지고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어머니는 겨우 몸을 일으켜 지난달 13일부터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참사 특조위의 고발로 다시 시작된 이번 수사가 경빈이가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낱낱이 밝혀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좀 실마리가 보이고 이제는 좀 믿고 맡길 수 있겠구나 라는 판단이 설 때까지는 할 것 같아요."

때로는 굳이 어머니 앞까지 찾아와 '시체 팔이'라고 욕을 하는 사람들의 위협을 느껴 '바디캠'을 차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여기엔 오늘도 경빈 어머니를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인 시위 소식이 알려지며 매일 여기저기서 동참하는 발걸음들입니다.

오늘은 17살, 19살 학생들도 찾아왔습니다.

[김별·박서현] "또 한 번 마음이 무거워지고 동시에 이렇게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기쁘다라는 복합적인 마음이 드는 것 같습니다."

돌아오지 못한 수학여행을 떠났을 무렵 경빈이 또래의 아이들입니다.

"너무 힘들 때 이렇게 많이 와주시고 그러시잖아. 애들 마음을 알고, 애들이 이렇게 보내줬을까?"

이렇게 옆에 함께 서주는 사람들 덕분에 어머니는 내일 또다시 이 앞에 설 힘을 얻습니다.

"거의 6년이잖아요. 6년이 다 되는 상황에서 마냥 기다렸던 상황이었고. 다른 게 더 할 게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서 앞으로도 쭉 할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엄마이고 아빠이고 그리고 아이들의 부모이고…"

MBC뉴스 남상호입니다.

(영상취재 : 지영록 / 영상편집 :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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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호 기자 (porcoross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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