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만에 1억병 대박쳤다, 진로이즈백이 부른 '소주병 전쟁'

위성욱 입력 2019. 12. 26. 05:01 수정 2019. 12. 2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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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 진로 지난 4월 진로이즈백 내놓으며 뉴트로 열풍 확산
무학과 대선, 금복주 등 영남권 향토 소주업체도 뉴트로로 맞대응
진로이즈백. [중앙포토]
전국구인 주류 업계 강자 하이트 진로에 맞서 무학·대선·금복주 등 영남권 주류업체가 또다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는 업체마다 옛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내놓은 ‘뉴트로(새로움과 복고·new+retro) 소주병’이 비밀병기다.

25일 소주업계에 따르면 하이트 진로는 지난 4월 ‘진로이즈백’을 내놓으면서 전국적으로 뉴트로 열풍을 확산시켰다. 두꺼비 캐릭터를 통해 원조 소주 브랜드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기존의 녹색 소주병이 아닌 하늘색 병을 1970년대 디자인으로 복원한 것이다. 진로이즈백은 출시 72일 만에 연간 목표치인 1000만병을 넘겼다. 그리고 출시 7개월만인 지난달에 누적판매 1억병을 돌파하면서 소주업계에 또 다른 신화를 썼다.

진로이즈백의 성공은 지역 향토 소주업체에 뉴트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진로이즈백보다 먼저 뉴트로를 시도한 주역은 부산을 기반으로 한 대선주조다. 대선주조는 1970년대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대선소주’를 2017년 1월 부활시켰다. 진로이즈백처럼 하늘색 병은 아니고 녹색병이었지만 50년 전 인기를 끌었던 대선 브랜드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뉴트로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대선 측 설명이다. 당시 이런 시도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젊은 층에도 인기를 끌었다.

대선 소주. [사진 대선주조]
이게 끝이 아니다. 지난 10월에는 ‘대선소주’ 라벨 디자인을 새롭게 재현한 ‘대선(大鮮)’을 출시했다. 라벨은 한글과 한자 버전으로 나뉜다. 한글 버전은 기존 디자인과 동일하게 한글로 ‘대선’을 표기한 가운데 상단에 ‘大鮮酒造 株式會社’(대선주조 주식회사)를 넣어 옛 감성을 담았다. 한자 버전에는 1965년 최초로 나왔던 제품에 쓰인 필기체로 ‘大鮮’을 표기해 뉴트로적 해석을 보탰다. 대선 소주는 새 단장 후 11월까지 누적 판매 3억2500만병을 넘었다.
청춘소주 무학. [뉴시스]

경남 창원에 본사가 있는 무학도 지난 10월 뉴트로 버전인 ‘청춘소주, 舞鶴(무학)’을 출시하며 뉴트로 소주병 경쟁에 뛰어들었다. 소주병에 1970~1980년대 디자인으로 사명 무학이 한자로 크게 표현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다. 또 진로이즈백과 마찬가지로 소주병을 기존 녹색병에서 하늘색 병으로 바꿔 확실한 차별화도 시도했다.

특히 무학은 올해 창립 90주년을 맞는 경남의 향토기업이다. 따라서 무학은 이런 옛 브랜드가 어려웠던 시절 소주 한잔으로 힘든 세상을 버텨낸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해 다시 경남과 부산을 넘어 수도권까지 소주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케팅도 뉴트로에 맞게 옛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젊은 층이 많은 대학가 등의 상권이나 중장년층이 많은 재래시장 등의 상권에서 뉴트로 열풍에 맞춰 추억의 게임을 하거나 추억의 먹거리 등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금복주. [사진 금복주 홈페이지]
대구·경북 소주 업체인 금복주도 이달부터 ‘소주왕 금복주’란 별칭으로 뉴트로 제품을 내놓았다. 1970~80년대 대구 경북에서 인기를 끌었던 금복주의 대표 캐릭터복영감의 얼굴을 형상화한 라벨을 중앙에 크게 배치했다. 복영감은 중국 후량 사람으로 형상이 재물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이 있다.

한 소주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취하기 위해 마셨다면 지금은 서로 어울려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것으로 소주 트랜드도 바뀌었다”며 “옛 추억을 되새기고 싶어하는 중장년층과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청년층의 요구가 함께 담긴 것이 뉴트로 소주다”고 말했다.

창원·부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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