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국, 유재수 감찰무마에 "친문 인사들 요청이 영향 미쳤다"

정진호 2019. 12. 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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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 무마’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4시간 20분 만에 끝났다. 조 전 장관은 영장심사에서 이른바 ‘친문’ 인사들의 유 전 부시장 구명 요구가 유 전 부시장 감찰 관련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 "정무적 판단에 '친문' 청탁 고려"
26일 조 전 장관 측 등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영장심사에서 ‘친문’ 실세의 영향력이 미쳤다고 시인했다고 한다. 영장심사를 맡은 판사가 “김경수 경남지사 등의 영향력이 감찰 마무리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쳤냐”고 묻자 조 전 장관은 “정무적 판단의 고려 요소였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또 조 전 장관은 영장심사에서 “정무적 판단을 내린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면서도 “법적으로 죄가 있는지는 이의가 있다”는 취지로 직접 변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친문' 인사들로부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명 청탁을 받고 이를 조 전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했다.


조국, 동부구치소 대기
이날 오전 10시 5분쯤 영장심사에 출석하면서 “검찰의 구속영장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힌 조 전 장관은 영장심사가 끝난 이후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퇴장했다. 조 전 장관은 영장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대기한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동부구치소에서 나오지 못하고 수감된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된다.
26일 오후 서울동부지법 앞에서 함께조국수호검찰개혁 관계자 등이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전 장관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는 영장심사가 종료된 후 “감찰 중단은 처음부터 잘못된 프레임이다”며 “감찰이 종료된 후에 이를 수사 의뢰할 것이냐, 아니면 해당 소속기관에 통보할 것이냐에 대해 조 전 민정수석이 결정을 내린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조 전 장관은 누구로부터 청탁전화를 받은 적이 없고 박형철·백원우 전 비서관이 '여기저기서 청탁성 전화들이 온다'고 (하는 걸)전해 들었다”고 했다.


쟁점이 된 4차 보고서
영장심사에서 조 전 장관이 네 번째로 보고받은 감찰 보고서가 최종본인지 또는 감찰 중간보고인지가 쟁점이 됐다. 조 전 장관이 중간 보고서를 보고 감찰을 끝냈다면 명백한 감찰 중단에 해당한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조 전 장관 측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지 의견이 적힌 사실상의 최종본이다”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한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네 번째로 보고받은 감찰 보고서는 경과에 대한 중간보고서 성격이 강하다”는 취지로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고 한다.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전직 특감반 관계자들 역시 검찰 조사에서 “최종보고서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심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유재수 감찰, 특감반 실적서 누락 정황
또 검찰은 영장심사에서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 감찰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민정수석실이 특감반의 1년 치 실적을 정리하면서 유 전 부시장 감찰 건은 아예 실적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진술과 문건을 영장심사에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이 통상의 경우와 달리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을 처리했다는 뜻이다.
26일 오후 자유연대 관계자 등이 서울동부지법 앞에서 조 전 장관의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조 전 장관이 영장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대기하는 동부구치소 앞에는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 발부와 기각을 외치는 사람들이 뒤섞였다. 200여명의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은 "억지수사 중단하라" "구속영장 기각하라" 등 구호를 연호했다. 맞은 편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서는 "구속영장 확정하라" 등의 구호가 들렸다.

정진호·편광현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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