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유시민 '알릴레오', 환타지 주는 성인용 디즈니랜드"

김은빈 입력 2019. 12. 26. 20:41 수정 2019. 12. 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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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계좌추적 의혹을 제기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또 한 번 겨냥했다. “유시민 작가의 ‘계좌추적’ 해프닝에서 진정으로 걱정스러운 것은 그를 지배하는 어떤 ‘사유’의 모드”라고 말하면서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보여주듯이 그는 사안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대신에 몇 가지 단편적 사실을 엉성하게 엮어 왕성한 상상력으로 ‘가상현실’을 창조하곤 한다”며 “이것이 ‘음모론적’ 사유의 전형적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허황한 음모론이 심지어 여당 수석대변인이라는 분의 입을 통해 공공의 영역인 대한민국 국회에까지 진출했다는 것은 웃지 못할 소극”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미디어 학자 월터 옹의 ‘미디어는 의식을 재구조화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유 이사장이 이러한 의혹을 제기한 배경을 짐작하기도 했다.

그는 “유튜브 방송은 ‘언론’을 참칭해도 기존의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갖는다”며 “언론에 부여되는 객관성, 공정성, 윤리성의 의무에서 자유롭고, 그런 매체에 익숙한 대중을 위해 특화한 콘텐트만 만들다 보면 점차 사유 자체가 그 특성에 맞추어 논리와 윤리의 영역을 떠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는 이렇게 음모론을 생산해 판매하는 대기업이 둘 있다”며 “하나는 유시민의 ‘알릴레오’, 다른 하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만큼 우리 사회에 그들이 생산하는 상품에 대한 강력한 니즈(요구)가 있다는 얘기”라며 “그런 의미에서 유시민의 '꿈꿀레오'와 김어준의 '개꿈공장'은 일종의 환타지 산업, 즉 한국판 마블 혹은 성인용 디즈니랜드”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유 작가가 내게 ‘사유 체계’를 점검해보라고 해서 한 번 점검해본 결과 아무 이상이 없었다”며 “나이 들면 주기적으로 건강검진 받듯이 어느덧 본인도 설정하신 기준(60)을 넘었으니 한 번 점검 받아보시는 게 좋을 듯하다. 아울러 혹시 본인이 자신의 신념과 달리 아직도 ‘사회에 책임을 지는 위치’에 계신 것은 아닌지 살펴보시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유 이사장을 겨냥해 “유 작가는 ‘99% 검찰이 확실하다’고 하는데 아마 경찰에서 했을 것이라는 검찰 말이 맞을 것”이라며 “걸릴 게 없으면 호들갑 떨지 않아도 될 듯”이라고 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지난 24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방송에서 검찰의 재단 계좌 조사 사실을 확인했다며 “제 개인 계좌, 제 처 계좌도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에 계좌 추적 사실과 그 이유를 물으며 “만약 합당한 이유 없이 했다면 검찰을 비판하는 개인의 약점을 캐기 위해 뒷조사와 몹시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을 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공방을 벌이고 있는 진 전 교수를 겨냥해선 “진 교수 스스로 자신의 논리적 사고력이 10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감퇴했는지 자가진단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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