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갈림길'서 돌아온 조국 15시간반 만에 자택으로

최동수 기자 2019. 12. 2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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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감찰무마 혐의(직권남용)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동 동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법정에 선 2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 문정동 서울동부지법 정문 포토라인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본인과 가족 비리,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무마 의혹 등 동시다발적인 수사에도 비공개 출석을 고수하던 조 전장관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기 때문이다.

비공개로 검찰 조사받던 조국 전 장관, 수사 이후 처음으로 모습드러내
조 전장관의 모습을 담고 직접 입장을 듣기 위해 모인 취재진은 물론, 조 전장관의 지지자와 반대 측 사람들이 가랑비가 내리는 날씨를 무릅쓰고 진을 쳤다. 경찰은 혹시 모를 법원 청사내 소란과 충돌을 막기 위해 15개 중대 1200여명을 법원 안팎에 배치했다.

조 전장관이 도착하기 전부터 '조국수호 검찰개혁', '조국사랑' 등 손팻말을 든 지지자 측과 '공수처 반대', '조국 구속' 피켓을 든 반대 측이 각자 응원과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는 서로 몸싸움을 벌여 경찰이 개입하기도 했고, 다른 일부 지지자는 조국 전 장관의 임명과 수사과정에서의 언론보도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 "기자들 나가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조 전장관은 오전 10시5분쯤 변호인과 함께 법원에 도착했다. 조 전장관이 차랑에서 내리자 지지자들은 이름을 부르며 연호했고,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했다.

포토라인 앞에 선 조 전장관은 "혹독한 시간이었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 전장관은 "첫 강제수사 이후 122일째인데 그동안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의 끝이 없는 수사를 견디고 견뎠다"며 "검찰의 영장신청(청구)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조 전장관이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은 이후 처음으로 직접 내놓은 검찰수사에 대한 입장이다.

입장을 밝힌 조국 전 장관은 "감찰 중단 윗선 지시 없었는지?", "직권남용 혐의에 부인하는가?"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채 빠른 걸음으로 법정으로 향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된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 앞에서 조 전 장관의 구속을 찬성하는 보수단체와 반대하는 지지자들 집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4시간20분 체력전 법정공방, 구속 피고인 통로 아닌 정문 이용한 조국 전 장관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법정에서의 심문은 오전 10시30분 시작해 점심을 넘겨 오후 2시50분쯤 끝났다. 검찰이 구속영장에 포함한 혐의가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장기전을 벌인 셈. 유재수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지시가 청와대 민정수석의 재량이라는 조 전장관 측 주장과 금품수수 등 범죄 정황이 짙은 상황에서 사표정도로 사건을 마무리한 것은 직권남용이라는 검찰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 결과다.

조 전장관 측 변호를 맡은 김칠준 법무법인 다산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영장실질심사의) 핵심은 감찰중단이 직권남용이라는 프레임과 증거파쇄 프레임"이라며 "법리적으로 직권남용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감찰을 마무리하고 조 전 장관에게 올라온 처리방안 가운데 소속기관 이첩으로 결정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유 전부시장에 대한 감찰 관련 4차 보고서에서 △감찰 계속 △수사의뢰 △감사원 이첩 △소속기관 이첩 등 4가지 처리방향이 올라왔고 조 전장관은 소속기관인 금융위에 비위 사실을 통보하고 처리하는 안을 골랐다는 설명이다.

조 전장관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정에서 나와 인근에 위치한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통상 법원에서 구치소로 향하는 비공개 통로가 아닌 법원 정문을 이용했다. 법원 출석때와 마찬가지로 △어떤 내용을 소명했는가 △구속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유재수 전 부시장의 비위가 경미하다고 생각하는가 △외부 청탁받은 사실이 있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감찰 무마’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나서며 구치소 관계자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15시간 만에 풀려난 조국 전 장관, 구치소 관계자에 목례 후 자택으로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자정을 넘겨 27일 0시50분쯤 기각됐다. 범죄혐의가 소명되긴 하나 당장 구속할만한 도주우려나 증거인멸 우려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사모펀드 불법투자 혐의로 구속돼있는 점도 기각 사유 중 하나로 작용했다.

속보 등을 통해 구속 영장 기각 사실이 알려지자 동부지법과 구치소 앞을 채운 찬반 시위대의 표성이 엇갈렸다. 지지 시위대는 일제히 환호하며 조국 전 장관의 이름을 외쳤고, 반대 측은 "조국 구속"을 외치며 맞섰다.

조국 전 장관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40여분이 지나 1시35분쯤 구치소에서 나왔다. 오랜 시간 대기한 탓에 다소 피곤한 모습으로 구치소에서 나온 조 전장관은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채, 구치소 관계자들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 뒤 준비된 차량을 타고 자택으로 향했다. 법원에 출석한 지 15시간반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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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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