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친구' 비판에..中 "한국, 진짜 친구 몇이나 있나" 발끈

신경진 2019. 12. 2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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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 "홍콩·신장 발표 차이는 흔한 일"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23일 베이징 한·중 정상회담에서 홍콩과 신장 문제에 대한 두 나라 간 발표문이 달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매체가 한국의 일부 언론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8일 사설 격인 사평(社評)에서 “한국 일부 보수파 매체가 중국 매체의 ‘보도가 틀렸다’고 할 뿐만 아니라 멋대로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중국의 ‘외교적 무리수’라 비난하고, 심지어 중국이 ‘가짜친구’라고 공격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우선 “홍콩·신장은 중국 내정” 발언 논란은 “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중국 측 보도는 ‘문재인이 홍콩 사무는 물론 신장(新疆)과 관련된 문제는 모두 중국의 내정이라고 표시했다’고 말했고, 한국 매체는 문 대통령은 이런 표현을 하지 않았고 단지 중국 측 발언에 ‘알았다’고 표시했다고 말했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양국 정상회담에서 양국 보도의 강조점과 세부 내용이 다른 것은 늘 발생하는 흔한 일”이라며 “설령 중국이 이해하는 것과 달라도 우리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마치 중국이 아량을 베푸는 듯이 표현했다.
중국 환구시보의 27일자 사설. ’한국 언론이 지나치게 민감하다. 툭하면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는 제목을 달았다. [환구시보 캡처]
하지만 한국 일부 언론의 ‘가짜친구’ 주장에는 강하게 반박했다. 신문은 “중국이 ‘가짜친구’라면 현재 한국의 진짜 친구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하며 “한국이 지불하는 미국 주둔군의 비용을 단번에 5배 올린 미국인가, 아니면 한국에 핵심 기술 공급을 끊은 일본인가”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지속적인 평화 실현 문제에서 누구의 이익이 한국과 가장 가까운가”라며 “중국은 또 한국의 절대적인 첫째 무역 파트너”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신문은 “한국의 일부 언론인의 민족주의 경향이 제일 엄중하다”며 “그들이 자신의 신경과민을 극복하고 한중 우호 관계를 지킬 최저한의 책임감을 표현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중국 측의 일방적인 보도는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중국 편’을 들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며 “아쉬운 대목은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한중 간에 왜 공개되는 정상 발언문을 사전에 조율하지 못했느냐는 점”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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