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대로]군인 자녀의 잦은 전학..학교 적응, 성적 문제 고충 커

박대로 2019. 12. 2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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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지 변경 탓에 군인 자녀들 전학 사례 빈번
용남중·자운중·한강중 등 군인 자녀 많은 대표 학교
장교 자녀는 6회, 준사관과 부사관 자녀는 3회 전학
전학 후 성적 하락 군인 자녀 고교생 41~45% 달해
박동호 "군인 자녀 1대1 온라인 교육 등 확대해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군부대 밀집 지역 중학교의 전입 비율. 2019.12.26. (도표=한국국방연구원 제공)

※ '군사대로'는 우리 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박대로 기자를 비롯한 뉴시스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군의 이모저모를 매주 1회 이상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직업 군인을 부모로 둔 군인 자녀의 교육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군인 가족은 근무지 변경으로 전학을 하는 일이 잦다. 또 최전방 등 교육 기반이 취약한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군인 자녀는 학업이 단절되고 교우 관계를 이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 같은 환경은 군인 자녀의 성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28일 박동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군인 자녀의 열악한 교육 환경 중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잦은 전학이다. 인근에 군 부대가 밀집해 군인 자녀 비율이 높은 중학교인 용남중(충남), 자운중(대전), 한강중(서울)은 특히 전학하는 사례가 많다.

대전에 위치한 자운중은 군인 자녀만 다니는 학교인데 2016~2018년 3년간 평균 전입 비율이 15.4%에 달했다. 같은 기간 대전 지역 중학생의 평균 전입 비율은 2.1%에 그쳐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학부모의 60∼70%가 직업 군인인 용남중의 3개년 평균 전입 비율은 12.5%였다. 한강중의 전입 비율 역시 7.3%로 타 학교를 크게 웃돌았다.

양구중(3.9%), 진주동중(3.7%) 등도 전입 비율이 높았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장교 자녀는 평균 6회, 준사관과 부사관 자녀는 평균 3회 전학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잦은 전학은 군인 자녀의 학교 적응과 학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학 자녀가 있는 군 간부를 대상으로 전학 이후 성적 변화를 설문한 결과 성적이 떨어졌다는 응답이 고등학생의 경우 41~45%에 달했다.

초등학생의 경우는 성적이 떨어진 비율이 20~30%대였지만 중학교 2학년부터 40%대로 올라갔다. 학습 부담이 클수록 전학이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박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또 '전학 전후 학습 진도 차이로 어려움을 겪었는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63.0%로 '그렇지 않다(37%)'를 크게 웃돌았다.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전학 이후 성적 변화에 대한 설문 결과. 2019.12.26. (도표=한국국방연구원 제공)


'전학 이후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는가'란 질문에는 60.5%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군인 자녀는 교육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 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학자녀를 둔 군 간부를 대상으로 지난 7월 설문조사한 결과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읍・면 이하 지역에 거주하는 비율이 36.9%였다.

도시 지역에서 근무하는 영관장교 자녀들의 교육 환경은 상대적으로 낫지만 전방 지역의 경우 학교의 교육 역량과 자원, 교육 과정, 통학 등 여건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원책을 마련했다.

'교육복지 우선지원사업'은 취약 계층 학생이 밀집한 학교(초, 중, 고)에서 선정된 학생에게 학습, 문화 체험, 심리·정서 지원, 보육과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학교와 교사의 노력만으로 지도가 어려운 학습 부진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학습종합클리닉센터'도 각 교육청에서 운영된다. 이는 학습 부진이 나타나는 원인을 인지·정서·행동 요인에 따라 분석하고 1대1 맞춤형 처방을 내려주는 사업이다.

기업이 운영하는 군 자녀 지원 사업도 있다. 삼성그룹은 2012년부터 교육환경이 열악한 중학생을 대상으로 주중·주말교실과 방학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국방부는 삼성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2014년부터 군인자녀에게 방학캠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군인 자녀 학습 지원을 위해 1대1 맞춤형 온라인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 연구위원은 "아직 직업을 갖지 못한 청년이나 대학생들을 1대1 맞춤형 온라인 멘토 또는 교사로 활용한다면 일석이조"라며 "군인 자녀에게는 학습 지원을, 청년에게는 일시적으로나마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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