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서 다시 보이는 중국인..내년엔 더 온다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2019. 12. 2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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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내년 中 시진핑 방한..2020년 대중수출·중국관광객 회복 계기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지난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서 열린 8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박2일 동안 중국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 및 오찬을 가진 후, 다시 한중일 정상회의 장소인 청두로 이동해 리커창 총리와 회담 및 만찬을 진행했다. 하루 동안 중국 서열 1·2위인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모두 만났다.

문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의 방한도 내년 상반기에는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우리나라가 개최할 예정인 9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리커창 총리가 참석하면 중국 서열 1·2위가 모두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되는 셈이다.

◇한중관계가 경색국면에서 서서히 호전될 시기
이로써 2016년 7월 사드 배치 결정 후 3년 넘게 경색 국면에 빠진 한중 관계가 서서히 호전될 조짐이 보인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2017년 12월에 이은 두 번째 중국 방문인데, 3박4일동안 두 차례만 중국 고위층과 식사를 같이해 혼밥 논란이 일기도 했던 과거 방문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돌이켜보면 2017년 12월의 방중은 다소 서두른 감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으로 인해 갈등국면에 처한 한중관계를 가능한 빨리 회복하고 싶었겠지만, 냉담해진 중국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했다.

중국은 교역확대라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시하면 우리나라가 미중 정치·군사적 대결구도에서 중국 편을 어느 정도 들어줄 것으로 기대했었다. 물론 중국의 착각이었다. 사드배치 결정으로 혼자만의 기대가 무너지자 중국은 극도로 차갑게 변했다.

여기에는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9월 중국 베이징의 텐안먼 광장에서 진행된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참가하는 등 중국이 우리에 대한 기대감을 실제 이상으로 갖도록 한 우리나라 외교의 실책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사드배치는 한중 양국이 서로에 대한 냉정과 열정 사이를 경험하게 한 중요 사건이었다. 열정에서 냉정으로 급전환한 한중관계가 이제 합리적인 위치로 회귀할 시점이다.

◇한중 교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양국 교역이 2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8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경쟁, 북한 문제 등 안보·정치적인 문제에서 한중간의 입장 차이는 불가피하지만, 한중간의 교류 확대 역시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수출 및 관광객 수다. 우리나라의 대중수출은 2016년 1244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127억 달러 감소했지만, 2017년에는 1421억 달러로 반등했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등 중간재와 자본재를 중국으로 수출하면 중국에서 최종재를 생산해 미국·유럽 등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국제분업구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대중수출은 반도체 특수로 인해 1621억 달러로 증가했지만, 올해는 11월까지 석유화학제품 및 반도체 단가 하락으로 인해 1239억 달러로 감소하는 추세다.

반도체 영향이 크다. 대중 수출의 핵심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40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D램 단가 하락 및 재고소진 지연으로 인해 239억 달러로 줄었다.

중간재인 반도체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최종재 생산을 위해서는 중국이 싫든 좋든 구매해야 하는 품목이다. 최종재인 화장품은 한국산이 싫으면 안 사면 그만이다. 그런데 화장품의 대중수출도 늘었다.

2015년 12억 달러를 기록한 중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은 사드 여파에도 2016년 16억 달러, 2017년 19억달러, 2018년 26억 달러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만약 사드 사태가 없었다면 수출 증가폭은 더 가파랐을 것이다.

한국을 방문한 유커(중국인 관광객)는 2016년 80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사드 사태로 인해 2017년 거의 반토막 수준인 417만명으로 급감했다. 사드 여파도 있었지만, 2016년까지 중국인 관광객이 너무 빠르게 증가한 영향도 컸다.

중국 정부의 단체 관광객 제한 조치에도 이후 유커는 증가 추세로 전환하면서 2018년 479만명, 올해 11월까지 551만명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 추세가 지속된다면, 내년에 중국인 관광객 600만명 이상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과 관광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 발전 시기나 지리적 위치 때문에 한중 관계는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관계다. 지난 23일 문 대통령 역시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관계는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춘 사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인화만 더하면 된다. 최근 몇 년간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간 한중 관계가 내년에는 온정(溫情)으로 회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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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이코노미스트 zorba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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