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해양배출, 韓의 100분의 1" 文에 데이터 내민 아베

서승욱 입력 2019. 12. 29. 08:43 수정 2019. 12. 3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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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 "정상회담서 문 대통령에 데이터 설명"
"일본 정부내 자료 인용,문 대통령 반론 없어"
경산성 산하 소위원회가 만든 자료 인용한듯
2016년 1300억 베크렐,17년 1100억 베크렐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배출되는 물에 포함돼 있는 방사성물질의 양은 한국 원전의 배수(에 포함돼 있는 양)의 100분의 1이하”라고 말했다고 산케이 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 상단에 한·중 정상회담을, 하단에 중·일 정상회담 소식을 각각 게재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산케이는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뒤 한국이 후쿠시마현 수산물을 비롯한 일본산 식품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걸 염두에 두고 과학적인 논의를 요청하는 형태였고, 문 대통령은 반론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원자로 건물로 흘러 들어오는 지하수를 줄이기 위해 설치한 우물(서브 드레인)에서 지하수를 퍼 올려 정화한 뒤 (방사성 물질이)기준치를 밑도는 것을 확인한 뒤 바다에 배출하고 있다”고 했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의 관련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2016년 우물로부터 배출된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트리튬)의 양은 연간 약 1300억베크렐이었다"며 "한편 한국의 주요원전인 월성원전은 2016년 액체로 방출한 트리튬의 양이 약 17조베크렐, 약 130배 였다”고 했다.

아베 총리가 회담에서 이 자료를 염두에 두고 양국을 비교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했다는 '100분의 1'발언은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일본 정부가 해양 방출을 검토하고 있는 '처리수'와는 다른 차원의 얘기다.

소위 '처리수'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폭발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냉각할 때 발생하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처리한 물이다.

아베 총리가 말한 건 이 처리수와는 별도로, 산쪽으로부터 원자로 건물쪽으로 흘러 들어오는 지하수를 줄이기 위해 설치한 우물에서 지하수를 퍼 올려 희석시킨 뒤 바다로 흘려보내는 물을 말한다.

즉 아베 총리는 원전 부지내 탱크속에 저장돼 있는 트리튬이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바다로 방출하고 있는 트리튬의 양을 한국과 비교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내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 처리수 취급에 관한 소위원회'가 2018년 작성한 보고서. 2016년 우물을 통해 바다로 배출된 트리튬의 배출량이 약 1300억 베크렐, 2017년 배출량이 약 1100억 베크렐로 기록돼 있다. 서승욱 특파원
실제로 일본 정부의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 처리수 취급에 관한 소위원회'가 2018년 정리한 자료엔 2016년 우물에서 퍼 올려 바다에 배출한 트리튬의 양이 약 1300억 베크렐, 2017년 약 1100억 베크렐로 기재돼 있다.

산케이는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해역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방사능 물질 농도가 상승하지 않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음료수 가이드라인 범위내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이 같은 IAEA의 평가를 함께 설명하면서 “과학적으로 냉정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올해들어 바레인, 콩고, 브루나이 등이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조치를 철폐했고, 유럽연합(EU)도 검사증명서가 필요한 (일본내)지역을 축소했지만, 한국은 수입규제를 완화하기는커녕 일부 방사성물질의 검사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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