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남' 이어 '절식남'..비혼 선택하는 남성 증가세
정보통신(IT) 회사에 근무하는 남성 B(32)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는 20대 중반부터 비혼을 결심했다. 비혼을 선택한 B씨는 주말마다 서울 근교로 사진을 찍으러 다닌다. 월소득 300만원 가량인 그는 노후를 위해 절반 정도의 저축도 잊지 않는다. B씨는 “연애와 결혼을 하지 않아 돈과 시간을 오직 나만을 위해 쓰고 있다. 요즘은 카메라 장비를 수집하는데 돈을 많이 쓴다”며 “결혼을 해 자식을 낳으면 상당한 돈이 들고, 경제적으로 힘든 만큼 혼자 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비혼을 선언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최근 본인 커리어를 위해 비혼을 선택하는 여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비혼을 택하는 남성들도 높아지고 있다. 연애와 결혼에 소극적인 ‘초식남’(草食男)이란 개념에서 이제는 무관심한 ‘절식남’(絶食男) 개념도 일본으로부터 건너와 한국 사회에 점차 번지고 있다.
◆한국 男 45.8% “꼭 결혼할 필요 없다”…3년 전엔 36.9%
특히 남성 생애미혼율은 2035년쯤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일본 국립인구문제연구소는 일본의 남성 생애미혼율이 2015년 23.4%에서 2025년 27.4%, 2035년 29%를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여성은 14.1%, 18.9%, 19.2%로 증가할 것을 추계됐다. 즉 2035년쯤 한국 남녀의 생애미혼율은 일본을 근소하게 앞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 남성 미혼율, 일부 연령대에선 이미 일본 추월
한국 남성 미혼율의 경우 일부 연령대에선 이미 일본을 추월했다는 보고서도 있다. 지난 1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과 이성교제에 관한 한일 비교연구'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미혼인구 비율은 지난 20년간 급속히 증가했다. 특히 25∼29세 남성의 미혼율은 이미 일본을 넘었다.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과 이성교제에 관한 한일 비교연구’ 보고서는 “미혼인구 비율이 일본을 쫓아가고 있고, 결혼의 선행조건이라 할 수 있는 이성교제 비율이 일본과 비슷해진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혼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개연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한국 남성, 경제적 어려움과 가장으로서 부담감 직면”
일각에선 비혼을 선언하는 남성 비율 증가는 가장으로서 남성에게 바라는 전통적인 기대감과 최근 한국 사회의 경제적 어려움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지적한다. 즉 남성들이 가장으로서 부담감과 취업난과 집값 상승, 40대 명예퇴직 등 경제적 어려움이 맞물리면서 비혼을 선택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여성 못지 않게 남성 미혼율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남녀 미혼율이 높아지면서) 출산율이 0.8%까지 떨어지고, 출산율이 낮은 일본과도 두 배 차이가 난다”며 “여성만큼 남성의 높은 미혼율에 대한 조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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