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트럼프의 '스타워즈' 구상..美우주군 창설 본격화

김관용 2019. 12. 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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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9일 백악관에서 열린 우주사령부 창설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뒤 왼쪽부터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존 레이먼드 우주사령관(공군대장) [출처=미 우주사령부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미국은 한 해에 편성되는 국방부 예산을 결정하기 위해 1961년부터 ‘국방수권법’(NDAA)이라는걸 제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안보와 국방 정책, 국방 예산 등을 총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법입니다. 해마다 당면한 국가안보문제와 국방정책을 명시하고, 그에 따른 예산 규모를 책정하는 1년 짜리 한시법입니다.

국방수권법안은 상하 양원을 모두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해야 발효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서명했습니다. 이번 국방수권법에는 병력 급여 3.1% 인상과 사상 첫 연방직원 12주 유급 육아휴가 보장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딴 ‘웜비어법’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 및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를 의무화해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조항도 담겼습니다. 또 미군 주둔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의 직·간접 기여 등에 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토록 하고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경계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美, 72년만의 6번째 軍 ‘우주군’ 창설

이번 국방수권법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우주군’ 신설 관련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전 연설을 통해 “나의 서명으로 여러분은 우주군의 창설을 보게 될 것이고 이는 엄청난 순간”이라면서 “미국의 국가안보에 대한 대단한 위협 속에서 우주에서의 미국의 우위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우주군은 미군에서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에 이은 6번째 군대 조직이 될 예정입니다. 미군에서 새로운 군이 생기는 것은 1947년 공군이 육군에서 독립한 이후 72년 만입니다.

우주군은 우주전담부대인 우주사령부를 모태로 출범합니다. 지난 8월 미국은 1985년에 창설됐으나 9.11테러 발생 이후 대테러전쟁에 집중하면서 2002년 미 전략사령부로 통합됐던 우주사령부를 다시 창설한바 있습니다.

우주사령부 출범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적들이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첨단무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우주사령부는 미국의 우주패권을 그 누구도 부정하거나 위협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미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주사령부는 미국의 우주 우위를 확실히 하기 위해 통신, 정보, 항법, 조기 미사일 탐지 및 경보 분야에서 우주 전투력을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주사령관으로 발탁된 존 레이먼드 공군 대장은 향후 우주군을 이끌게 됩니다. 초대 우주군 참모총장이 되는 것입니다. 레이먼드 대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운영이나 우주 관측 분야 등 우주 작전 관련 임무를 수행해 온 인물입니다.

◇미·중·러, 우주경쟁 본격화

이에 따라 우주군 역시 ICBM 등 장거리 미사일 전략과 미국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탐지·요격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미 공군과 해군, 국가정찰국 등에 나눠져 있는 군사 위성의 발사와 운용 권한을 통합 관리할 예정입니다. 특히 미군의 정보 전달 통로로서 우주 공간을 활용하는 것을 지원하는 임무도 수행합니다. 우주를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입니다.

이같은 우주군 창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우주 역량에 맞서 각종 공격용 우주 무기와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우주 전담 부대 창설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2045년까지 우주 과학기술 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갖고 장기적 우주개발 로드맵을 마련해 태양계 탐사용 우주기술과 핵추진 우주왕복선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다. 러시아 역시 지난 2월 미국의 새 미사일 방어전략에 맞설 우주에 기반을 둔 방해인공위성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중·러 간 경쟁으로 우주공간의 전장화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미국 국방수권법에 우주군 창설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데 대해 “미국은 걸핏하면 중국과 러시아를 핑계 삼고 있지만, 이는 적반하장”이라며 “중국은 일관되게 우주의 평화적인 이용을 주장하고, 우주의 무기화와 군비 경쟁에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늦어진 한국 軍 우주 작전 체계

우리 공군에는 ‘하늘로 우주로’라는 오랜 슬로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빈약한게 사실입니다. 우리 군 역시 전 세계적으로 우주 작전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을 고려해 그 능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 국방부는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2~2030’을 통해 2019년 공군에 200여명 규모의 ‘위성감시통제대’를 창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부대는 한반도 상공의 다른 나라 정보 수집 위성을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하지만 관련 전력 체계 사업이 최근에야 예산이 확정됐습니다. 올해 8월 발표한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에 고출력 레이저 위성 감시 및 추적체계 구축사업을 반영한 것입니다. 이는 한반도 우주 상공을 떠다니는 타국 위성을 감시·추적하는 체계로 향후 공군 위성감시통제대가 운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전구 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군 정찰위성 사업도 뒤늦게 시작했습니다. 일명 사이오(425) 사업으로 불리는 군 정찰위성 확보 사업은 당초 2015년 시작됐어야 하지만 위성 관제권을 두고 국방부와 국가정보원간 갈등을 빚으면서 늦어졌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체계개발 사업자를 LIG넥스원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바꾸면서 작년 말 개발이 시작됐습니다. 전력화 시기 역시 당연히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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