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에서 왜 15m 고래가? 16년 만에 연구 착수

문준영 2019. 12. 2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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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제주시 한림항 부두.

제주해경과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은 참고래가 발견 당시 죽은 지 10~15일가량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병엽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는 "중소형 고래는 종종 발견됐지만, 제주 해상에서 이런 대형고래는 브라이드고래 이후 처음"이라며 "해양 포유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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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합니다. 저도 처음 봅니다. 이렇게 큰 건"

지난 28일 제주시 한림항 부두. 거대한 물체가 파란 천으로 덮여 있었다. 가까이 가자 심한 악취가 진동했다. 지난 22일 제주 해상에서 발견된 참고래 사체였다. 현장에서 만난 20년 경력의 선장 이화진 씨는 “제주 근해에서 이렇게 큰 고래를 잡았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난 28일 제주시 한림항 부두. 참고래 사체가 파란 천에 덮여 있다.


발견 당시 제주해경은 유통이 가능한 밍크고래로 추정했다. 불법 포획 흔적도 없어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하겠다고 해 어민들 사이에선 ‘최초 발견자는 로또 맞았다’는 말이 나돌았다고 이 선장은 설명했다. 하지만 DNA 분석 결과 멸종위기종인 참고래로 확인되면서 기대는 사라졌다. 보호종은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공이나 유통, 보관 등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씨는 “어민들 사이에선 3억까지 간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40km 해상에서 죽은 채 발견된 15m 길이 참고래 사체. (사진 :제주해양경찰서)


해경이 관련법에 따라 참고래를 제주시에 인계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재 사체는 한림항 부두에서 관리되고 있다. 현장에선 부패를 막기 위한 얼음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제주해경과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은 참고래가 발견 당시 죽은 지 10~15일가량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멸종위기종 참고래는 중요 사료" ..16년 만에 연구 착수

제주에서 대형 고래 사체가 발견된 건 지난 2004년. 여름 태풍 ‘송다’가 제주를 강타한 뒤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 가문동 해안에 길이 14m에 달하는 브라이드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당시 우리나라 해안에 처음으로 좌초된 브라이드고래 사체였다.

2004년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 가문동 해안에서 발견된 브라이드고래 사체(사진 :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하지만 살점이 다 떨어졌을 만큼 부패 정도가 심해 고래 생태에 관한 자세한 연구는 이뤄지지 못했다. 당시 연구팀은 사체를 모래에 매장한 뒤 근육을 제거하고, 두 차례에 걸친 지방질 제거 작업 등을 통해 골격 표본을 제작했다. 표본은 현재 제주시 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부용식 민속자연사박물관 연구과장은 “이번에 발견된 참고래 사체는 멸종위기 보호종인 만큼 중요한 사료”라며 “다음 달 초 부검을 진행한 뒤 박물관에 인계받아 골격 표본으로 제작하고, 전시나 학술 분야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병엽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는 “중소형 고래는 종종 발견됐지만, 제주 해상에서 이런 대형고래는 브라이드고래 이후 처음”이라며 “해양 포유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참고래가 어느 지역에 분포하고 어떻게 회유하는지, 제주 연근해까지 온 이유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대형고래의 질병 관련 분야는 연구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대 연구팀과 민속자연사박물관 측은 다음 달 3일 현장에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제주 해상에서 발견된 참고래 사체를 부두로 옮기고 있다.(사진 : 제주해양경찰서)

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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