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늘 공수처법 운명 쥔 바른미래, 찬성 확답은 2명뿐
하나로 뭉쳐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4+1(더불어민주당ㆍ바른미래당 당권파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 대오가 공수처법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당권파 일부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해서다.
공수처법은 30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본회의 통과를 위해선 재적 의원(295명)의 과반인 148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27일 선거법 개정안은 156명의 찬성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바른미래당 당권파의 이탈 여부가 공수처법 통과의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앞서 국회 부의장으로 바른미래당 당권파인 주승용 의원은 2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범죄사실에 대해 부실 수사하거나 뭉개는 일이 반복될 수 있고 검찰이 수사내용을 보고하는 것 역시 잘못됐다”며 “공수처법에 대해선 반대입장"이라고 말했다.
당권파 중에 유보적 입장을 피력하는 이는 세 명이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김성식 의원은 “공수처는 필요하지만, 내용이 계속 변질돼 왔다"며 "내일(30일)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임재훈·최도자 의원의 입장도 불확실하다. 반면 이찬열·이태규 의원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태규 의원은 앞서 공수처법에 반대했다.
선거법 표결에서 대부분 반대표를 던졌던 안철수계는 공수처법도 반대했다. 대신 권은희 의원이 28일 대표 발의한 재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이다. 김중로 의원은 “공수처 설치 자체에 반대하고 권은희 의원의 재수정안도 차악에 불과하다"라면서도 "최악(4+1안)을 막기 위해 차악에 찬성표를 던질지 말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4+1' 균열 조짐에도 더불어민주당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이인영 원내대표)는 반응이다. 민주당 의원 129명에 정의당 6명, 민주평화당 5명, 대안신당 8명 등을 더하면 148명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관영ㆍ채이배 의원, 무소속 문희상 국회의장과 손혜원·김경진 의원, 김종훈 민중당 의원까지 더하면 수치상으로는 최대 154명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당내서 일부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 그간 금태섭·조응천 의원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피력해왔다. 특히 조 의원은 지난 24일 '4+1' 수정안에 "인지 즉시 공수처 통보" 내용에 대해 “과하다”(지난 27일 의원총회)고 반발했다. 두 사람의 최종 입장을 확인차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권은희 의원이 낸 재수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호남 지역구의 무소속 김경진·이용주·이용호·정인화 의원 등도 민주당에겐 불안 요인이다. 다만 김 의원은 "권 의원 안에 찬성하지만 부결된다면 민주당 안에도 반대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4+1의 균열을 파고들고 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4+1’ 틀 안에 갇힌 의원들 가운데 이 악법만은 도저히 안 된다 생각하는 의원이 꽤 있는 거로 아는데, 그분들이 용기 있게 양심에 따라 행동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4+1안 통과를 막기 위해 그에 앞서 표결에 들어가는 '권은희 재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방안을 30일 의총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윤정민ㆍ김기정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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