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 없는 천사' 성금 절도 피의자 2명 검거

박임근 2019. 12. 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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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말이면 전북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에 찾아오는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을 훔쳐 달아났다가 붙잡힌 피의자들은 사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워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30일 "피의자들이 유튜브를 통해 얼굴 없는 천사가 해마다 연말에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천사가 올 시기를 예상해 노송동주민센터 근처에서 잠복까지 하면서 범행을 했다. 돈이 필요해서 성금을 훔쳤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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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선후배끼리 모의.."유튜브로 선행 파악후 범행 결심"
전주완산서, 천사 기부금 6천만원 회수.."구체적 경위 조사"
지난해까지 19년째 20차례에 걸쳐 모두 6억여원 기부해
30일 오전 얼굴 없는 천사가 성금을 놓고 갔다는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주변 희망을 주는 나무. 전주시 제공

해마다 연말이면 전북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에 찾아오는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을 훔쳐 달아났다가 붙잡힌 피의자들은 사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워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30일 “피의자들이 유튜브를 통해 얼굴 없는 천사가 해마다 연말에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천사가 올 시기를 예상해 노송동주민센터 근처에서 잠복까지 하면서 범행을 했다. 돈이 필요해서 성금을 훔쳤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40분께 ㄱ(35)씨와 ㄴ(34)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충남 논산과 대전 유성에서 각각 붙잡았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께 사건을 관할하는 전주완산경찰서로 압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서에 도착한 이들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취재진이 “왜 돈을 훔쳤느냐”, “얼굴없는 천사에게 미안하지 않느냐” 등을 묻자 대답을 하지 않고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고교 선후배 사이로 알려진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께 노송동주민센터 뒤편 ‘희망을 주는 나무’ 아래에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 6천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천사로 추정되는 남성이 돈이 든 상자를 놓고 떠나자 바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2~3일 전부터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차를 주차하고 천사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컴퓨터 가게를 운영하는 피의자 중 1명이 유튜브를 보고 직업이 없는 다른 1명에게 범행을 제안한 것 같다. 자세한 사항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확인해주기 어렵다.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노송동주민센터는 돈 상자를 찾지 못하자, 이날 오전 10시37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추적해 4시간여만에 붙잡았다고 전했다. 검거 당시 이들은 성금 6천만원 상당을 쓰지 않고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금은 5만원권 1200장에다, 동전이 든 저금통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금 회수 확인차 주민센터로 몇차례 전화를 한 얼굴 없는 천사는 경찰조사때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말이면 주민센터 근처에 성금을 두고 갔다. 지난해까지 19년째 20차례에 걸쳐 모두 6억834만660원의 성금을 두고 갔다. 전주시는 이 얼굴없는 천사의 숨은 뜻을 기리고 아름다운 기부문화 널리 확산할 수 있도록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얼굴없는 천사의 비’를 2009년 12월 세웠다. 시는 또 주변 도로와 마을을 각각 천사의 길과 천사마을로 이름붙였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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