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교안, 비례 의원 안한다..이낙연, 종로 출마 뜻 굳혔다

현일훈 2019. 12. 31.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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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종로 빅매치' 성사되나
황교안 "내년 총선은 마지막 기회"
측근 "불출마냐 험지 출마냐 숙고"
이낙연 "정세균 총리 가면 종로 비어
당내서 동지들과 싸우지 않아도 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30일 ’가장 공정한 공천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종로 출마를 시인하는 톤으로 답했다(오른쪽 사진). [연합뉴스·JTBC 캡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방안을 접은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여야 대선 주자가 종로에서 경쟁하는 ‘빅 매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황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내년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안을 선택지에서 지웠다”며 “창당 작업 중인 ‘비례한국당’ 등 비례대표 정당에도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구 험지 출마와 불출마를 놓고 숙고하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최근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측근들에게 했다고 한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나와 “내년 4월 총선은 국민이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라며 “국민이 원하고 나라가 필요로 한다면 모든 것을 바꾸고 내려놓을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는 국민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 뼈 깎는 쇄신을 통해 혁신적이고 가장 공정한 공천을 하겠다”고도 했다.

그간 한국당 내부에선 황 대표가 비례대표 앞 순위를 받고 전국 선거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지역구 출마로 정면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엔 차라리 황 대표가 비례정당의 ‘얼굴’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가 ‘비례 카드’를 접은 건 21대 국회에 진입하는 안정적인 길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한국당 당직자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이 마무리되면 그간 잠복해 온 공천과 물갈이 등 당내 갈등이 분출할 수 있는데 황 대표가 ‘비례 포기’로 선수를 치고 나온 셈”이라며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 출마를 하지 않게 되면서 황 대표로선 서울·수도권 전략지 출마가 우선 점쳐진다. 총선 불출마도 선택지 중 하나로 거론된다. 전폭적인 보수 쇄신을 위한 가장 강력한 카드라는 주장이다. 지지부진한 보수 통합에도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최근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당 지도자급 인사의 험지 출마를 강력히 권고 중이다. 다만 “곧바로 대권행을 택하기엔 2년이란 기간은 너무 길다”란 반론이 만만치 않다.

황 대표는 자신의 거취를 비롯한 총선 계획을 담은 대국민 담화를 준비 중이다. 담화 발표일은 내년 1월 2일이나 총선 ‘D-100일’인 1월 6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총리는 30일 JTBC 뉴스룸에 출연, 종로 출마를 전제로 한 세 차례 질문에 모두 시인성 답변을 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하느냐”는 물음에 “대체로 그런 흐름에 놓여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왜 종로여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 총리는 “정세균 의원이 총리로 가게 되면 (종로가) 비게 되니까 당내에서 동지들과 싸우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답했다. “(단지) 그런 면 때문에 (종로에 가느냐)”란 물음에도 이 총리는 “당에서 중진 의원이 자리를 비운 자리는 전략공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싸우면 후배들과 싸워야 하는데 그런 건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 총리는 또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그런 조사가 너무 일찍 나왔다는 생각을 하고, 제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싶기도 하고 분에 넘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임을 전제로 한 질문들을 피해가지 않았다. “(호남 출신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반론은 뭐냐”는 질문에 이 총리는 “우리 사회가 많이 변했다는 걸 곧 실감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보다는 세대라든가 다른 갈등 구조가 좀 더 커지고 있는 것 아니겠나. 그런 변화가 우리 사회에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현일훈·한영익·정진우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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