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공약에 막장국회 됐는데, 文 "볼썽사납다"
여권의 독주에 대해선 언급 안해
한국당 "1년 내내 편가르기하고 마지막까지 국회·야당 탓만"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올해 마지막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저무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며 "20대 국회 내내 정쟁(政爭)으로 치달았고, 마지막까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본인의 1호 공약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대한 여권의 강행 처리 추진으로 올 한 해 국회가 총체적 파행을 거듭했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여당이 '밀실'에서 만든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공직 선거법 개정안을 야당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 통과시킨 데 대해서도 아무 말 없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지난 1년 내내 국민 편 가르기만 한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국회 탓, 야당 탓을 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역대 최저의 법안 처리율로 식물 국회라는 오명을 얻었고, 동물 국회를 막기 위해 도입된 국회선진화법까지 무력화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진정 민생과 경제를 걱정한다면 민생·경제 법안만큼은 별도로 다뤄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들은 "여권이 예산안 강행 처리를 위해 편법적으로 경제 관련 예산 부수 법안을 뒤로 돌리는 꼼수를 쓴 것인데, 누구에게 책임을 돌리는 거냐"고 했다. 문희상 의장은 지난 10일 민생 법안 등이 포함된 예산 부수 법안을 우선 처리하는 원칙을 깨고 예산안을 먼저 처리했었다.
문 대통령은 또 "검찰 개혁의 제도화가 결실을 맺을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다"며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을 겪었지만 국민의 절절한 요구가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며 앞으로 나아가게 한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촛불 정신을 계승하며 변함없이 뜻을 모아준 국민의 힘이었다"고도 했다. 이날 공수처 설치법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법안 처리를 독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자유한국당은 "대통령 측근들을 감옥에 보내지 않기 위한 공수처를 '국민의 뜻'으로 호도하고 있다"며 "여권의 '독주'를 국회 전체 탓으로 돌리는 '유체 이탈' 화법"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에도 조국 전 장관 사태에 대해 "검찰 개혁이라든지 공수처 설치라든지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국민의 공감을 모으고 있었던 사안들도 정치적인 공방이 이뤄지면서 국민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 강행과 그로 인한 대규모 찬반(贊反) 집회 등을 '정치적 공방'으로 치부하면서 책임을 국회로 돌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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