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타피오카 붐'은 불황의 전조?
[경향신문]
2019년 일본에선 타피오카 음료가 큰 인기를 끌었다. 타피오카 음료를 마신다는 뜻의 ‘타피루’라는 신조어는 일본의 한 출판사가 해마다 뽑는 ‘신어(신조어)·유행어 대상’ 후보에도 올랐다.
산케이신문은 31일 이같은 ‘타피오카 붐’이 경기전망에 불안감을 던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제에 ‘타피오카 징크스’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을 포함해 3차례인 ‘타피오카 붐’은 모두 불황 전후에 일어났는데, 최근 일본 경제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산케이는 “마침 타피오카 붐이 끝나는 징조를 보이는 가운데 경기정체에 대한 우려는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타피오카는 열대성 식물인 카사바 뿌리로 제조되는 전분이다. 둥근 알 모양으로 가공한 타피오카를 넣은 밀크티 등이 일본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올 들어 급증하던 타피오카와 타피오카 대용물의 수입량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타피오카 수입량은 올해 8월 2500t을 넘어섰지만 그 후 수입량이 줄어들고 있다. 산케이는 “수요가 많은 여름을 지났다고 해도 정점이 끝났다는 느낌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타피오카 붐은 과거에도 두 차례 있었다. 1차는 일본 경제의 버블(거품) 붕괴 직후인 1992년이었고, 2차는 ‘리먼 쇼크’ 때인 2008년이었다. 인과 관계가 불투명하다고 하지만 모두 불황 전후에 일어났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실제 일본 경기전망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일본은행이 지난 15일 내놓은 제조업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국기업단기경제관측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하며 6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0월 실시한 소비세 증세의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도 불투명하다.
한 생명보험사의 운용관계자는 “타피오카와 경기가 연동하고 있는 게 우연이라고만 할 수 없다”고 했다. 500엔(약 5300원) 정도에 팔리는 타피오카 음료의 원가는 수십엔 정도다. 여기에 기꺼이 돈을 내는 것은 “버블기의 소비행동을 연상케한다”라는 것이다. 산케이는 “타피오카가 들어간 밀크티는 ‘버블티’라는 별칭도 있다”면서 “일본 경제가 ‘타피오카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했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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