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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공수처 통과되자마자 위헌 논란..법조계가 내민 3가지 문제

이가영 입력 2020.01.01. 05:01 수정 2020.01.0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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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적 295인, 재석 176인, 찬성 159인, 반대 14인, 기권 3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최종 투표결과는 177인에 찬성 160인으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찬성표가 집계 누락으로 이후 추가됐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 1호로 내걸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위한 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했다. 청와대는 “국민의 염원,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이상에 비추어보면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고 환영했지만 법조계에서는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위헌이 분명하다. 즉각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고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도 1월 초 헌법소원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헌법소원 신청, 가능할까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표결 직전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와 동료 의원들과 공수처법의 부당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소원이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법률에 의해 침해받은 사람이 헌법재판소에 구제를 청구하는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청구할 수 있지만 기본권 침해를 당한 당사자만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공수처가 설치된 후 1호 수사 대상자가 된 사람이 나와야 비로소 헌법소원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공수처 법안은 정부로 이송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공포된다. 공포 뒤 6개월 이후 시행한다는 조항에 따라 이르면 7월 설치된다.


“예외적이지만 헌법소원 가능”

헌법재판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원칙적으로는 안 되지만 확실히 법이 공포될 상황이므로 예외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헌재는 이전에도 법률안이 공포, 시행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청구인들이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 충분히 예측되는 경우에는 헌법소원 청구가 가능하다고 봤다.

절차상 문제로 인해 국회가 권한쟁의심판을 제청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권한쟁의심판이란 국가기관 간 벌어진 권한 다툼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심판하는 제도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패스트트랙 법안은 상임위 심사 180일, 법사위 심사 90일이 지나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하게 되어 있는데 공수처 법안은 상임위 180일을 채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기간도 준수하지 않았지만 타협을 위한 노력도 별로 없었다”며 “국회 심의 의결권에 대한 침해로 심판을 제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 무엇이 문제인가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이 통과해 검찰의 기소독점권 유지가 힘들어진 가운데 31일 윤석열 검찰총장과 강남일 차장검사가 점심을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청장 출신 이완규(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헌법이 규정하는 검사는 검찰청법상 검사를 전제로 한다”고 규정했다. 특별검사는 개별사건에만 임명됐다가 없어지므로 예외를 인정할 수 있지만 상설기구로서는 검찰청법상 검사 이외 기관에 검사를 두는 것은 위헌이라는 게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는 “헌법은 검사의 영장청구권 행사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하급 법령인 법률로 이를 제한하는 건 위헌”이라며 “공수처가 검찰 수사보다 우선적 권한을 갖는다면 이 또한 위헌”이라고 덧붙였다.

공수처를 독립기관으로 두는 게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 황정근(법무법인 소백) 변호사에 따르면 공수처가 수행하는 수사와 기소‧공소유지 등 검찰 기능은 헌법상 전형적으로 행정부의 권한에 속한다. 정부조직법 제32조 제2항은 ‘검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검찰청을 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검찰 기능을 하는 공수처를 행정부에서 분리해 독립시키는 건 현행 정부조직법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삼권분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검사, 판사가 공수처의 수사가 두려워 양심에 따라 결정할 수 있겠나”라며 “삼권분립이 무너지는 독재국가로 가는 길이다. 헌법에서 수사권 총 책임자는 검찰총장”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 지금도 부족하다”

반면 공수처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용원 변호사는 “야권에서 게슈타포(독일 나치 정권의 비밀경찰) 운운하는데 그런 비판은 적절하지 않다”며 “출세를 지향하는 검사들을 검찰과 공수처가 서로 견제하는 의사결정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대로라면 공수처 안에도 비리 저지르는 검사나 수사관이 분명 생길 수 있다. 여전히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연구관 출신의 법학과 교수는 “검사가 아닌 사람이 기소권을 가지면 위헌이라는 건데 헌법은 누구를 검사라고 해야 하는지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장과 검사가 파견되기도 하고, 그곳에서 또 검사로 임명받으면 검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라며 “검사는 법령으로 정하는 것이기에 헌법에 위반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가영·박태인·강광우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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