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조국·최강욱 '인사검증 품앗이' 했나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장관 부부는 아들의 대학원 진학을 간절히 바랐던 걸로 보인다. 2017년 11월 초 아들이 원서접수 마감 직전까지 온라인 입학원서 경력란에 아무런 내용도 적지 않고 경력서류도 첨부하지 않았음을 알고 대책을 상의했다. 이후 최 비서관에게 부탁해 법무법인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았다. 이를 포함해 여러 가지 거짓 경력을 입학원서의 경력란에 기재해 제출했고 아들은 대학원에 최종합격했다.
그런데 허위 서류를 작성해준 최 비서관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8년 9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발탁됐다. 특히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청와대 직원에 대한 비리 감찰과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을 담당한다. 지난 8월 조 전 장관이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 인사검증을 맡은 것은 최 비서관이었다. 변호사 시절 조 전 장관 아들의 허위 입시 서류 작성 사건에 개입돼 해당 내용을 잘 알고 있었지만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결국 두 사람이 서로의 인사검증을 맡아 비위를 눈감고 넘어가지 않았느냐는 건 합리적 의심에 속할 것이다. 이른바 ‘인사검증 품앗이’ 의혹이다.
이번 사건 구조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비위 행위를 알고도 감찰하지 않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사례와도 비슷하다. 검찰이 최 비서관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 적용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청와대는 “결과는 너무나 옹색하다”고 폄하했다.
그러나 공소장에 적힌 조 전 장관 부부의 비위는 결코 가볍지 않다. “입시 지옥에서 살아남으려면 공부하라”고 자녀들을 다그치며 살아가는 평범한 부모의 가슴을 후벼파고도 남는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초 ‘국정 농단’ 사태가 벌어졌을 때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능력 없으면 니네(너희)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쓴 글을 인용하며 “바로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철학이었다”고 비판했다. 인디언 기우제 덕분인지는 몰라도 비는 내렸다. 문재인 정부의 철학도 ‘돈도 실력’에서 한 발자욱도 더 나가지 못한 것은 아닌가.
김수민 사회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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