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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1조 유니콘".. 한국경제 새 희망이 자란다

강동철 기자 입력 2020.01.02. 03:09 수정 2020.01.0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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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유니콘을 찾아서] 4년간 매출 0원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스타일쉐어·스마트스터디.. 컨설턴트·의사 자리 박차고 새 시장 개척에 나선 30代들
거듭된 실패에도 다시 도전.. 남들이 보지못한 아이템 찾았다
5명 중 4명이 밀레니얼 세대, 억대 연봉·안정적인 직장보다 새로운 서비스 만드는데 보람

대한민국 10대와 20대 초반 여성의 필수 앱으로 통하는 '스타일쉐어'가 탄생한 것은 2010년 연세대의 한 강의실이었다. 전기전자공학과 4학년 학생 한 명이 옷 정보를 한 번에 공유하고, 곧바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상한 것이다. 서비스 개발은 친구, 선후배가 함께했다. 코딩이 필요하면 컴퓨터공학과 친구가, 디자인이 필요하면 디자인 전공 선배가 도와주는 식이었다. 이 학생은 스타일쉐어의 윤자영(32) 대표다. 그는 "있으면 아주 좋을 것 같았는데, 없어서 너무 불편했다"며 "이런 불편을 해결하려 시작한 사업이 지금까지 왔다"고 말했다.

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개인 자산 관리용 앱 '뱅크샐러드'는 2012년 당시 서강대 경영학과 4학년이던 김태훈(35) 레이니스트 대표의 창업에서 시작됐다. 그는 여덟 번 실패와 재도전을 거쳤다. 현재 550만명이 뱅크샐러드로 자산을 관리한다.

이들은 한국의 희망이다. 한국 경제 전체는 조선·석유화학·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의 성장 한계로 저(低)성장 늪에 빠져 버렸지만, 스타트업들은 과감하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며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고 있다.



본지는 지난 2015년 1월 1일, 쿠팡·우아한형제들·비바리퍼블리카·선데이토즈 등을 한국 차세대 대표 스타트업으로 소개했다. 5년이 지난 지금 쿠팡은 연간 거래액 10조원의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했고, 비바리퍼블리카는 3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으며 국내 대표 핀테크 업체가 됐다. 우아한형제들은 한국 인터넷 업계 사상 최고인 40억달러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합병(M&A)됐고, 선데이토즈는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기록됐다.

올해도 본지는 국내 대표 벤처 투자 회사 대표 11명〈아래 명단 참조〉과 함께 차세대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 후보 10곳을 꼽았다.

이 중 성과가 기대되는 5곳을 먼저 만났다. 패션테크·상거래 분야의 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 핀테크·데이터의 레이니스트 김태훈 대표와 핑크퐁·아기상어로 전 세계 아이들을 사로잡은 스마트스터디 김민석(39) 대표,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동남아 구인·구직 시장을 공략하는 원티드랩의 이복기(41) 대표, 인공지능(AI)으로 폐암·유방암 등 질병을 진단·치료하는 루닛의 서범석(37) 대표가 주인공이다. 대학 졸업 직후 창업하거나, 안정된 컨설턴트·의사·개발자 자리를 버리고 모험에 나선 이들이다. 대부분 30대다. 불편함에 착안했고, 남들이 보지 못한 아이템을 찾았고, 거듭된 실패에도 재도전했다는 점도 비슷했다. 이들이 이끄는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는 2000억~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벤처 투자 업체 대표들은 한국 대표 부동산 앱인 직방, 개인 오디오 방송 '스푼라디오'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마이쿤,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분야에서 한국·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베스핀글로벌,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레이더를 개발한 비트센싱, AI와 3차원 홀로그래피 기술을 결합한 현미경을 개발한 토모큐브도 차세대 유니콘 후보로 꼽았다.

"우리가 가는 길은 지금까지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이다. 누구를 본받기보다는 우리를 믿고 가는 수밖에 없다."

짧은 시간 실패와 도전, 성장을 경험한 차세대 유니콘 후보 창업자 5인(人)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 같은 훌륭한 창업자를 존경하지만, 롤모델로 삼고 있지는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 등 3인은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때려치우고 창업에 나섰다. 김민석 대표는 한국 최대 게임업체 넥슨·NHN 등을 거친 개발자 출신이다. 부친은 유아·어린이용 서적으로 유명한 삼성출판사 김진용 대표다. 김 대표는 “첫 시작이 삼성출판사의 교육용 콘텐츠를 모바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며 “교육용 시장을 경험하고, 고민하는 과정에 탄생한 것이 핑크퐁”이라고 말했다. 분홍 여우 모양의 캐릭터 핑크퐁과 아기상어가 나오는 스마트스터디의 동영상·음악 콘텐츠는 작년 한 해에만 전 세계에서 150억회 이상 재생 건수를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하루 평균 4100만번씩 본 셈이다.



원티드랩의 이복기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 엑센츄어에서 컨설턴트로 5년간 일했다. 30대에 부장 자리에 올라 억대 연봉을 받았지만 이를 포기하고 창업에 도전했다. 그는 창업 1년 만인 2016년 일본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일본·홍콩·싱가포르 등에서 6000여 기업이 원티드랩의 서비스로 인재를 찾는다. 루닛의 서범석 대표는 의사가 되고 싶어 한국과학기술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로 진학했다. 이후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다 스타트업으로 왔다. 서 대표가 이끄는 루닛은 한국 최초의 글로벌 AI 기술 기업을 꿈꾼다. 작년에만 50만건 이상의 엑스레이·CT 등을 루닛의 AI가 분석했다. 올해부터는 후지필름·GE헬스케어·필립스 등 글로벌 헬스케어 업체와 손잡고 영상진단기기에 루닛의 AI를 탑재할 계획이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이지만 공통점도 있다. 5명 중 4명이 밀레니얼 세대(1980년 이후 출생)다. 이복기 대표도 1979년생으로 40대 초반이다. 구매력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를 잘 이해하고,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 성장의 핵심이다. 이 대표는 “지금은 이직이 잦은 데다 젊은이들은 이직을 새로운 도전이자, 몸값을 올리는 수단으로 생각한다”며 “이들을 위해 쉽고, 저렴하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줄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한 결과가 원티드랩이었다”고 말했다.

실패를 맛봤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스타일쉐어는 창업 후 4년간 매출이 ‘0원’이었다. 사용자는 계속 늘었지만, 수익 모델이 없었던 탓이다. 윤 대표는 “2016년 상거래 서비스를 출시하면서부터 겨우 이익이 나기 시작하더라”며 “그전까지는 모든 순간이 위기였지만 버텼다”고 말했다. 이복기 대표는 엑센츄어 퇴사 후 두 차례 창업했지만 실패했다. 여행 프로그램 판매, 소비자 집단 소송 서비스 등을 만들었지만,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이 대표는 “실패 이후,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며 “하고 싶은 일보다 중요한 일을 하자고 마음먹고 다시 도전했다”고 말했다. 루닛 역시 첫 AI 서비스는 패션을 겨냥했지만, 이를 접고 의료용 AI로 전환했다.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빠른 변신과 재도전을 거듭하면서 성장 궤도에 오른 것이다. 차세대 유니콘 후보 창업자들은 “당장 안정적인 직장보다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과 편리함을 주는 일이 훨씬 보람차고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차세대 유니콘 선정에 조언을 주신 분들

강석흔 본엔젤스 대표, 김유진 스파크랩 대표,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신진호 KTB네트워크 대표,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 이람 TBT 대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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