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감금 가담자도 '기소유예'..'법과 원칙' 맞나

이동경 2020. 1. 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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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반대로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을 기소하지 않을 걸 두고도 검찰 수사가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이배 의원을 감금하는데 상대적으로 적극 가담했는데 검찰이 그의 건강까지 고려해서 기소 유예 처분한 게 일종의 봐주기라는 겁니다.

당시 상황을 다시 보면서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동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로 국회가 아수라장이 됐던 지난해 4월.

한국당 의원들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의 사법개혁 특위 참석을 막겠다며, 채 의원을 6시간이나 의원실에 감금했습니다.

[채이배/바른미래당 의원(지난해 4월)] "경찰과 소방 쪽에 연락을 해서 감금상태를 풀어 달라고 요청을 했고요. 필요하다면 진짜 여기 창문을 뜯어서라도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당시 참석자 중 한 명인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취재진 앞에서 육탄 저지 계획을 거리낌 없이 밝혔습니다

[여상규/국회 법사위원장(지난해 4월)] "(채이배 의원의) 사보임 자체가 적법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몸으로 막는 겁니다."

실제로 이날 찍힌 영상에는 여상규 위원장이 소파까지 끌어다 의원실 문 앞을 막는 등, 불법감금에 적극 가담한 모습이 담겼습니다.

[채이배/바른미래당 의원(지난해 4월)] "위원장님 이러시지 마, 이러시지 마. 위원장님까지 이러시면 안 돼…"

이처럼 불법감금에 가담한 사실이 분명한데도 검찰은 여 위원장을 기소유예 처분했습니다.

기소유예는 범죄가 경미하고, 피의자가 깊이 뉘우칠 때 내려지는 처분이지만 여상규 위원장은 전혀 달랐습니다.

여 위원장은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고발당했지만, 끝내 출석요구를 거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검찰을 향해 노골적인 압력성 발언을 거듭했습니다.

[여상규/국회 법사위원장(지난해 10월)] "순수한 정치 문제입니다. 사법 문제가 아니에요. 검찰에서 함부로 손댈 일도 아니에요."

여 위원장은 오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도,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을 육탄 저지하지 않은 당 지도부를 나무랐습니다.

[여상규/국회 법사위원장] "저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몸으로 막아 내야 된다고 생각했고요. 당 지도부가 결단을 내렸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국회 회의를 방해한 건 사안이 중대한 데다, 반성도 없고 합의도 불가능해 기소유예에 해당한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패스트트랙 검찰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회 답변에서 수사 결과로 말하겠다고 자신했습니다.

[윤석열/검찰총장(지난해 10월)] "법과 원칙대로 하겠습니다. 제가 한 마디 한 마디 하기 시작하면 매일 얘기해야 하는데 저는 그냥 수사결과로써 말씀드리고."

하지만 오늘 발표된 수사결과가 과연 법과 원칙에 따른 것인지 숱한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영상취재: 이성재 / 영상편집: 장동준)

이동경 기자 (toky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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