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 그늘 벗어난 김정은의 '롱코트' 패션

왕태석 입력 2020. 1. 7. 15:26 수정 2020. 1. 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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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순천인비료공장 건설 현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가죽 재질의 더블 버튼 트렌치 코트를 입고 나왔는데 이 가죽 롱코트는 지난해부터 김 위원장이 공식 일정을 소화할 때 즐겨 입는 대표적인 패션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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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화려한 롱코트 패션. 2019년 12월 4일 군 간부들과 함께 백두산을 방문할 당시 입었던 검정색 가죽 롱코트와 2019년 11월25일 황해도 최남단 섬 창린도 방어대를 방문할 당시 입었던 아이보리색 롱코트, 2019년 12월 4일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를 시찰할 당시 입었던 밤색 롱코트(왼쪽 사진부터).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현지지도 일정으로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009년 3월 20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 새로 건립된 수영장 방문,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일성 북한 국가주석이 사리원 칼리비료공장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순천인비료공장 건설 현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가죽 재질의 더블 버튼 트렌치 코트를 입고 나왔는데 이 가죽 롱코트는 지난해부터 김 위원장이 공식 일정을 소화할 때 즐겨 입는 대표적인 패션 스타일이다.

김 위원장이 폐쇄적인 독재 국가의 집권자인 만큼 그가 즐겨 입는 가죽 롱코트는 단순한 패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 이유를 따져보면 다음과 같다.

2012년 집권 이후 김 위원장의 겨울 외투는 할아버지 김일성이 즐겨 입었던 어두운 색 더블 코트 또는 아버지 김정일의 점퍼 스타일이 대부분이었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권력을 승계한 김위원장으로서는 인민들에게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향수를 자극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었다. 일종의 패션 정치를 해 온 셈이다.

김일성 전 북한 국가주석이 즐겨 입던 더블 코트(왼쪽)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4년 김일성 정치대학을 방문할 당시 입은 비슷한 스타일의 코트. 한국일보 자료사진ㆍ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즐겨 입은 점퍼 스타일의 외투(왼쪽)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권력 승계 초기 자주 입고 나온 점퍼가 비슷하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같은 ‘선대’ 패션 대신 가죽 재질이나 아이보리색 또는 브라운 톤의 롱코트를 입고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함경남도 연포에서 실시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 참관 당시 가죽 롱코트를 입었고, 같은 달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할 때는 아이보리색 롱코트를 입었다. 12월 당 간부들을 이끌고 백두산과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등을 둘러볼 때 가죽 롱코트를 다시 입은 김 위원장은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오를 때에는 브라운 계통의 롱코트를 입고 나타났다.

점차 화려해지는 김 위원장의 롱코트를 두고 집권 이후 정치 기반을 꾸준히 다져 온 김 위원장의 자신감을 상징하는 아이템이라는 해석도 있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패션을 통해 선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 노선을 걸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적으로 선전하려는 의도도 한편으로 엿보인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지난해 11월 25일 아이보리색 롱코트를 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의 황해남도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하면서 해안포로 추정되는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1지난해 12월 4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들'을 돌아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부인 리설주 여사도 동행했다. 사진은 브라운 컬러의 롱코트를 입은 김 위원장과 리 여사의 모습. 조선중앙TV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를 시찰하고 백두산을 등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가죽 롱코트를 입고 간부들과 함께 걷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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