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자 잡으려다 이남자 떠나겠다" 오영환에 민주당 당혹
8일 더불어민주당 ‘5호 인재’로 영입된 소방관 출신 오영환씨를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는 조국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관행"이라고 답했다. 관련 언론 보도는 "침소봉대"라고 했다.
당장 온라인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관행이라고? 자식 시험까지 몰래 관여할 부모가 어디있나"라고 했다. 특히 "표창장 위조도 관행이냐"는 지적이 많았다.
자유한국당도 공세에 나섰다. 황규환 한국당 청년부대변인은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불공정하다고 하고, 자신들만 정의라고 착각에 빠져 있는 모습이 민주당 판박이 같다”고 말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엑스맨이 너무 일찍 자신의 정체를 밝히셨네. 땡큐!”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에선 오씨가 구설에 오르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사회 경험이 짧고 정치인의 길을 걷지 않았던 청년인 탓에 다소 말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씨의 영입 코드는 젊음(30대)과 청렴함(소방관)이었다. 하지만 당내에서 "떠난 '이남자' 잡기 위해 영입한 오씨가 오히려 청년을 떠나게 만든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시민단체인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지금도 조국 부모와 같은 금수저 부모의 자녀들로 태어나지 않은 우리들은 매일 매일 자신의 노력만으로 힘든 하루를 살고 있다"며 "오영환은 위로를 못할 만정 반칙과 특혜로 얼룩진 조국 사태를 궤변으로 옹호하면서 다시금 조국 사태를 소환하고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인재 영입의 취지는 '보완재'다. "초록이 동색"이 아닌 다른 색깔로 긴장감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의미다. 1996년 YS가 재야 인사를 당시 신한국당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이유다. 하지만 1호부터 5호까지 영입 인사 중 당을 향해 애정어린 비판을 하는 이는 없었다. 기존 민주당 발언을 앵무새처럼 반복했고, 총선 출마 등과 관련해선 눈치보는 듯한 인상마저 주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렇게 일갈한다. "민주화 철학은 어디로 갔나. 가뜩이나 '보여주기 쇼만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인재 영입까지 비슷한가."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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