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눈의 고장 평창 3일 연속 비..장마철처럼 흙탕물 콸콸"

이해용 2020. 1. 8. 15: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기서 50년을 살았는데 이런 겨울은 처음이야."

겨울철이면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강원 평창군 진부면에 사는 장정민(77)씨는 8일 오전 집 앞 송천에 흙탕물이 가득한 모습에 착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장씨는 "겨울에 비가 내리고, 그것도 1월에 3일씩 비가 내리는 것은 처음 본다"면서 "매연 등으로 인한 기후 온난화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십 평생 이런 겨울 처음"..겨울 축제장 물난리·황태 덕장 울상
대관령 도로변 절벽 고드름과 빙벽 대신 폭포수

(평창=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여기서 50년을 살았는데 이런 겨울은 처음이야."

겨울 축제장으로 콸콸 넘치는 흙탕물 (평창=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눈의 고장 강원 평창에 최근 3일간 이례적으로 겨울비가 내리면서 8일 평창 송어축제장 주변으로 흙탕물이 넘치고 있다. 평창에는 최근 3일간 57.5㎜의 비가 내렸다. 2020.1.8 dmz@yna.co.kr

겨울철이면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강원 평창군 진부면에 사는 장정민(77)씨는 8일 오전 집 앞 송천에 흙탕물이 가득한 모습에 착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겨울에는 얼음으로 뒤덮여야 할 하천에는 얼음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대관령과 오대산 방면에서는 마치 장마철처럼 붉은 흙탕물이 계속 흘러드는 모습에 말문이 막혔다.

장씨는 "겨울에 비가 내리고, 그것도 1월에 3일씩 비가 내리는 것은 처음 본다"면서 "매연 등으로 인한 기후 온난화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물난리 만난 겨울 축제장 (평창=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눈의 고장 강원 평창에 최근 3일간 이례적으로 겨울비가 내리면서 평창 송어축제장이 물바다로 변했다. 평창에는 최근 3일간 57.5㎜의 비가 내렸다. 2020.1.8 dmz@yna.co.kr

최근 개막한 평창송어축제장은 갑자기 흙탕물이 유입되면서 물난리를 만나 잠정 중단됐다.

애써 만든 눈은 비에 녹아 푸석푸석해졌고, 얼음판은 곳곳이 녹아 출입이 금지됐다.

축제장으로 들어가는 징검다리는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잠겨 버렸고,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임시로 막은 보 위로는 흙탕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이틀 동안 밤을 새우면서 축제장을 지킨 관계자들은 흙탕물이 맑아지고 수위가 내려가면 신속하게 복구작업에 들어갈 방침이지만 다음 주나 되어야 재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평창송어축제 관계자는 "축제다 시작된 이후 한겨울에 3일 동안 비가 계속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얼음이 꺼지거나 물속의 고기가 빠져나갈까 봐 물이 넘쳐도 보를 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겨울비는 처음이야" (평창=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8일 오전 강원 평창군 진부면의 한 주민이 겨울비로 물바다가 된 평창송어축제장을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다. 평창에는 이례적으로 최근 3일간 57.5㎜의 비가 내렸다. 2020.1.8 dmz@yna.co.kr

황태 덕장을 운영하는 대관령 주민들은 포근한 날씨에 비까지 이어지자 애를 태우고 있다.

한파에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해야 맛 좋은 황태를 생산하는데 올겨울에는 해발 800m 대관령에서도 포근한 날씨에 비가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답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자 주민들은 덕장에 황태를 거는 작업을 중단했다.

늦게 황태 덕장을 만드느라 땅을 깊이 파지 못하고 덕장을 만든 주민은 황태가 비를 머금고 무게가 늘어나면서 덕장이 쓰러지는 피해도 보고 있다.

대관령에는 이날 오전 6시까지 비가 내리다가 눈으로 바뀌었지만 쌓인 눈의 양은 0.4㎝에 그쳤다.

평창에는 최근 3일간 57.5㎜의 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 눈발이 날리자 덕장을 찾은 한 주민은 황태 상태를 묻자 "올겨울에는 결딴났다"며 "황태가 얼어야 퉁퉁해지는데 지금은 녹아서 물러졌다"고 안타까워했다.

포근한 겨울에 대관령 황태덕장 울상 (평창=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8일 오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한 주민이 빗물에 녹아 버린 황태 덕장을 착잡한 표정으로 살펴보고 있다. 평창에는 최근 3일간 57.5㎜의 비가 내렸지만, 적설량은 0.4㎝에 그쳤다. 2020.1.8 dmz@yna.co.kr

그러면서도 "30년 동안 황태 덕장을 하면서 밥 먹고 아이들 키웠으면 됐지 마음 아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부러진 덕장을 손질했다.

평창과 대관령을 이어주는 도로변에 등장했던 고드름과 빙벽은 겨울비에 녹아 모습을 감추고 있다.

일부 계곡에서는 쌓인 얼음이 한꺼번에 녹으면서 장마철처럼 폭포수를 이루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기상 관측 이래 춘천, 원주, 영월 등 강원 곳곳에서 1월 하루 강수량 기준으로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겨울비치고는 이례적으로 많이 내려 산불 걱정은 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겨울에 등장한 대관령 폭포수 (평창=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최근 3일간 이례적으로 겨울비가 내린 강원 평창군 대관령 도로변으로 빙벽과 얼음이 녹은 물이 폭포를 이루고 있다. 2020.1.8 dmz@yna.co.kr

dmz@yna.co.kr

☞ "맨해튼에 빌딩 5채"…'정치9단' 박지원의 남다른 플렉스
☞ 북한 여성이 남한서 데이트하면 피곤한 이유
☞ '눈에는 눈' 이란 보복전 개시…美-이란 전면전 치닫나
☞ 당황스럽네…슈퍼마켓 난입해 '술 파티' 벌인 돼지들
☞ "언어의 아바타"…봉준호 옆 그녀 외신도 주목
☞ 우크라 여객기 이란 테헤란 부근서 추락 "180명 전원 사망"
☞ 해명보다 배려…논란에 대처하는 양준일의 자세
☞ 파울 야구공 맞은 2살 어린이 "영구적 뇌 손상"
☞ "10살 아들 있어요" 인기 유튜버 윰댕의 고백
☞ "엘리베이터 문이 안 닫혀요" 101층 엘시티 주민들 '덜덜'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