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전광훈, 목사 아닌듯"..허위 안수 의혹 제기

박민기 2020. 1. 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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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 받으려면 4년제 대한신학교 나와야..증거 없어"
"81·83학번 재학생 중 수업에서 전씨 본 사람 없어"
"전교생 명단 수록된 주소록서 전씨 등 이름 못찾아"
"목사안수증 위조돼..당시 총회장 이름도 잘못 적혀"
"사기혐의로 이번 주 중 추가고발..진실 규명할 것"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1.0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최종학력과 성적증명서 위조 등 의혹에 휩싸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63)의 목사안수증 역시 위조됐다는 의혹이 8일 제기됐다.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벙커1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광훈씨는 목사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목사가 됐는지를 취재하다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여러가지 의심 정황들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평화나무는 "전씨가 낸 목사안수증(명서)이 진본이라면 전씨는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 있는 대한신학교를 졸업했어야 한다. 하지만 어디에도 전씨가 이 학교를 다녔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1월5일 '[단독]전광훈, 대학졸업장도 이상하다…학력 의혹 증폭' 기사 참조>

평화나무에 따르면 전 목사가 소속돼 있던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에서 목사가 되려면 1980년대에는 4년제 대학 학력 인정 학교(각종학교)인 대한신학교를 나와야 했다. 대한신학교는 당시 서울 용산구 서계동과 경기 안양 만안구 안양동 등 2개의 캠퍼스로 나눠져 있었고, 그 중 목사 양성 과정은 서계동에서 담당했다는 것이 평화나무 측 설명이다.

권지연 평화나무 뉴스진실성검증센터장은 "전씨가 목사라는 사실이 인정되려면 4년제 학력이 인정되는 학교를 나왔어야 하고, 그러려면 적어도 서계동의 대한신학교를 나왔어야 하는데 거기서 전씨가 공부했다는 정황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1978~1984년도에 이 학교를 다녔던 재학생들을 최대한 만나서 인터뷰했지만 81·83학번 모두 '전씨를 학교에서 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1981년에 학교에 입학했다는 분이 전씨를 예배시간에 잠깐씩 봤다는 이야기는 들었다"며 "수업시간에 봤다는 이야기는 없는 만큼 전씨가 실제로 수업을 들었는지 여부는 절대 확인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평화나무' 회원들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앞에서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에 대한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전광훈 목사를 사문서 위조 및 업무 방해 혐의로 고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0.01.06.mspark@newsis.com

권 센터장은 "결정적으로 평화나무가 입수한 전교생 명단이 수록된 '1980년 대학신학교학도호국단 주소록'에는 전씨의 이름이 없었다"고 밝혔다.

권 센터장은 "전씨의 학력 위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김종대'라는 인물이 나와 자신을 80학번으로 소개하며 '자신과 전씨는 동기고 함께 학교를 다녔다'고 주장했는데, 전교생 주소가 수록돼 있는 주소록에 김종대와 전광훈 둘 다 이름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종대 목사의 발언은 전씨가 이 학교의 학생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더욱 명확히 해주고 있다"며 "본인들이 몇학번이었다고 밝혀서 오히려 확인이 더 쉬웠고, 1981년 예배시간에 전씨를 봤다는 사람이 있는 만큼 전씨가 그 시기에 군대에 간 것도 아니었다"고 전했다.
평화나무는 교단 총회장 선거 출마를 위해 제출된 전 목사의 목사안수증이 위조됐다며 이 역시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전씨의 목사안수증은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교단의 양식과 다르다"며 "교단 관계자 및 소속 목사에게 문의한 결과 발급처는 총회(교단) 소속 노회(지방회)여야 하는데, 전씨의 안수증명서는 총회 명의로 돼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벙커1교회에서 열린 평화나무 공명선거감시단 발대식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승헌(왼쪽부터) 평화나무 이사, 김용민 이사장, 한문덕 이사. 2020.01.08. 20hwan@newsis.com

김 이사장은 "총회에서 발급했다는 것은 이 증명서가 위조된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되는 대목"이라며 "전씨가 목사 안수를 어디서 받았는지 직접 본 사람도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총회가 목사 안수 과정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목사로서 적합한지를 가리는 '목사 고시'에 한정되고, 실질적인 목사 안수 과정은 전부 노회에서 관장하는 만큼 전씨가 진본을 냈다면 노회 명의의 공문이었어야 한다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또 "전씨가 총회장이 되겠다며 교단에 제출한 목사안수증의 발부 주체가 '김상묵 목사'로 돼있는데 당시 총회장은 '김상록 목사'였다"며 "총회 명의 공문도 이상한데 당시 총회장 이름도 다른 사람의 이름이 기재된 걸로 볼 때 이 공문은 틀림없이 허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전씨의 대한신학교 학적과 목사안수증 작성 과정 등에서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 있다고 판단되고, 학적 위조를 넘어 목사안수 사실 날조했다면 모든 교회 관련 공지, 목사, 대신총회장, 한기총 대표회장 등 교회관련 공직이 무효화되는 것"이라며 "이번주 중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고발해 진실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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