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찰 고위직 인사 단행 / '조국·靑 하명 수사' 등 지휘 / 한동훈·박찬호 등 대거 좌천 / 중앙지검장에 '친문' 이성윤 / 추미애 '尹 패싱'.. 논란 가열
지난 2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참배를 위해 현충탑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청와대의 선거개입·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을 비롯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찰청 핵심 참모진이 모두 교체됐다.
청와대를 겨냥해 ‘살아 있는 권력’ 의혹을 파헤친 검사들이 8일 법무부 인사를 통해 줄줄이 자리를 떠난 것이다. 검찰 내 핵심 인사들이 지방으로 가면서 윤 총장은 팔과 다리가 잘린 상태로 남은 수사를 지휘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살아 있는 권력의 눈치도 보지 말라”고 엄정한 수사를 주문한 지 6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 과정에서 검찰이 요구한 의견 수렴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향후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인사 32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전보인사를 13일자로 단행한다고 밝혔다.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 승진자는 모두 5명이었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26기 3명, 27기 2명이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서 민생과 직결된 업무에 전념한 검사를 우대했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예방한 뒤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윤 총장의 검사장급 대검 참모진이 모두 한직으로 발령 났다. 한동훈 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박찬호 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전보됐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으로 승진했지만 수사와는 거리가 먼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 났다.
법무부가 8일 검사장급 승진·전보 인사를 위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면서 인사안 의견청취를 두고 검찰과 충돌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날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과천=뉴시스
대신 신임 검사장들이 대검 참모진으로 대거 기용됐다.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배용원 수원지검 1차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해 각각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공공수사부장을 맡는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자리를 옮겨 맡게 됐다. 감찰무마 의혹수사를 총괄한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은 법무부 핵심 요직인 검찰국장으로 보임됐다. 두 사람 모두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비서실장으로 근무한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파견된 경력이 있다. 이 검사장은 문 대통령의 경희대 동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