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원치 않는다" 한 목소리.."최악의 고비 넘긴 듯"
전쟁 위기 일보 직전까지 치달았던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 주요 매체들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란이 지난 3일 미국의 이란군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에 대한 보복으로 전날 이라크 내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자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며 전쟁 발발 우려마저 제기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밝혀 일촉즉발의 무력 충돌 위기 상황은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이란 추가 경제제재를 공언한 상황이어서 언제든 다시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8일 "간밤에 우리는 미국의 뺨을 한 대 때렸을 뿐이다. 보복이라고도 할 수 없는 수준이다"라고 말했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미국이 "솔레이마니 장군의 팔을 잘랐을지 모르지만, 이 지역에서 미국의 다리도 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평화를 끌어안을 준비가 돼 있다"며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이란에 대해 강력한 경제 제재를 즉각 부과할 것"이라고 밝혀 경제 제재 카드로 응수할 계획을 피력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전날 공격 후 트윗에서 "이란은 유엔 헌장의 자위권 차원에서 비례적 대응을 했고 종결했다(concluded)"며 "우리는 긴장 고조와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썼다. 외신들은 자리프 장관의 트윗 중 '종결했다'는 표현에 주목하며 미국이 추가로 물리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이란도 이 정도 선에서 보복을 끝내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대해 "미국과 이란이 전쟁 직전 상황에서 한발 물러섰다"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도 "미국인 사망자가 없고 이란이 보복의 끝이라고 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 군사 대결에서 물러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군 기지 공격 직후에도 추가 공격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놔 당분간 이 지역 정세가 살얼음판 형국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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