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수 '촛불 발언' 유출 공무원 색출해 200km 떨어진 섬 발령"

김명일 2020. 1. 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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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고흥군이 송귀근 군수(63·사진)의 발언을 유출한 공무원을 색출해 200㎞ 넘게 떨어진 섬으로 발령을 낸 정황이 드러났다.

아울러 "송 군수는 지난해 10월 촛불혁명을 통해 이뤄낸 정권교체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을 폄훼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 사건으로 송 군수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 1위의 불명예를 안았고 고흥군민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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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전남 고흥군이 송귀근 군수(63·사진)의 발언을 유출한 공무원을 색출해 200㎞ 넘게 떨어진 섬으로 발령을 낸 정황이 드러났다.

송 군수는 작년 9월30일 군청 주간업무 간담회에서 공무원들에게 집단 민원에 잘 대응하라고 지시하는 과정에서 “집단 민원은 몇 사람의 선동에 의해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촛불집회도 마찬가지”라며 ”몇사람이 하니까 나머지는 그냥 따라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외부로 알려져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그는 지난해 10월8일 “촛불집회의 진정성을 폄하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고흥군은 이후 발언 유출자 색출에 나섰다. 군수의 발언을 녹음해 외부에 알린 것은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면사무소를 지목해 직원 5명을 조사하고, 포렌식 업체까지 동원해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했다. 

제출을 거부한 6급 공무원 A씨가 유출자로 특정됐고, 지난 7일 그는 정기인사를 통해 고흥에서 200㎞ 떨어진 신안군 홍도로 발령이 났다.

고흥에서 홍도까지는 육지와 바다를 가로질러 직선 거리로 190㎞ 정도다. 고흥에서 남해고속도로를 2시간 정도 달린 뒤 다시 목포에서 쾌속선을 타고 2시간 이상 가야 홍도에 도착한다.

A씨는 “녹음을 유출하지 않았다”며 “부당 인사로 국민권익위원회에 탄원서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고흥군은 “이번 인사는 자치단체간 1 대 1 파견 근무”라며 보복성 인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지역위원회는 9일 ”송 군수는 인권 탄압의 책임을 지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지역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송 군수가 ‘촛불 폄훼’ 발언을 녹취해 유출한 의심을 받는 직원을 타 지방자치단체의 외딴 섬으로 보복성 인사를 한 것은 인권탄압”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아울러 ”송 군수는 지난해 10월 촛불혁명을 통해 이뤄낸 정권교체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을 폄훼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 사건으로 송 군수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 1위의 불명예를 안았고 고흥군민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하지만 송 군수는 진심어린 반성과 참회 없이 자신의 발언을 녹취한 내부고발자를 색출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제출토록 강요해 포렌식 업체 전문가를 통해 전검사했다”며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은 공무원에게는 신안군 관할인 홍도로 보내는 보복성 인사로 인권을 유린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송 군수는 고흥군민의 명예 실추와 인권탄압 책임에 대해 사죄하고, 보복성 인사 조치를 중단하는 한편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신의 군정방침 1호인 ’군민 하나되기’에 반하는 모든 행정 및 통제와 압박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식 전 군의원(67)은 이날 오후 고흥읍사무소 앞에서 ’보복성 인사는 현대판 유배’라는 글귀가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오는 10일에도 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고흥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노동조합 게시판에도 이번 인사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 군민은 ”반성은 못할 망정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으로 내부자 색출한다며 예산을 써가며 포렌식 업체까지 동원했다”며 ”휴대전화를 제출 안 한 공무원을 홍도로 발령을 낸 고흥군수를 강력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작성자는 “고흥군민은 아니지만, 말도 안 되는 군수의 폭거를 신문고에 민원 넣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릴 예정”이라며 ”유배 보낸 공무원을 원래자리에 돌려놓으라”고 촉구했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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