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묻고 가자는 놈 묻고 가자"..보수통합 최대변수 '친박계'

강성규 기자 2020. 1. 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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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요구할 것"..탄핵 부상하자 친박 반발도 격화
탄핵 앙금에 지분·노선 갈등까지..보수 안팎 회의적 시각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진태 의원이 9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내면의 지역 제빵기업인 유동부 치아바타를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0.1.9/뉴스1 © News1 이찬우 기자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4·15총선을 앞두고 보수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내 친박계가 통합 성사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통합 협상의 주축인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사이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탄핵을 둘러싼 보수진영 내부의 해묵은 논쟁이 재발하는 조짐이다.

보수진영 내부의 탄핵 논쟁은 특히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한국당 전당대회 등 보수진영의 중대 국면마다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최근 통합 논의에서는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의 개인적 감정에서부터 보수진영의 이념,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로까지 확전 양상이다.

새보수당과 한국당내 복당파 등은 보수의 혁신과 통합을 위해선 탄핵 문제를 극복하고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친박계는 지난 2017년 당시 탄핵정국의 원인과 서로간의 잘잘못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통합 논의의 첫 관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 등 새보수당 인사들이 내건 3원칙 중에서도 '탄핵의 강을 건너자'라는 요구를 1순위로 제시한 것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그만큼 탄핵의 강을 넘기란 쉽지 않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친박계 등 전통보수를 표방하는 진영에선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내 탄핵소추를 주도하고 이후 탈당해 바른정당을 만들었던 유승민 의원 등에 대한 '배신자' 인식이 여전히 적지 않게 남아 있다. 서로간의 감정적 앙금을 해소하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이에 더해 통합 논의 과정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조건이 제시되자 친박계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친박계 내부에선 새보수당의 요구가 공천 때 자신들의 지분을 더욱 늘리기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또 길게는 탄핵 논쟁을 희석시켜 친박계의 입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시선도 거두지 않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당장 저쪽(새보수당)에선 탄핵에 대해 따지지 마라, 우리가 탄핵했다고 우리 보고 뭐라고 비판하지 마라, 여기까지 되는 것인데 돌아서면 강을 건너고 나면 탄핵을 인정하라 이렇게 나올 것"이라며 "그때 탄핵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잘못했다고 다 인정하라, 도리어 짐보따리 내놓으라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탄핵시킨 것을 잘했다고 하면 지금 새보수당인지, 이전 바른미래당인지 그게 더 잘돼 더 큰집을 짓고 떵떵거리고 살았어야지"라며 "왜 당을 나갔다가 여기저기 전전하다가 이제 와서 또 원래 있던 큰집에 다시 돌아오려고 하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친박계의 반발이 수면 위로 부상하자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시동을 건 '통합열차'도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황 대표가 통합을 성사시키기 위해 유승민 의원의 3원칙을 전격수용하는 '정치적 이벤트'를 열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결국 철회한 것도 이러한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 황 대표는 수용 여부에 대해 완전한 긍정도 부정도 않는 모호한 답변을 견지하며 새보수당과 친박계 모두의 반발을 최소화 하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황 대표의 이러한 행보가 계속되면서 오히려 탄핵 문제는 더욱 첨예한 쟁점으로 부상하는 조짐이다. 황 대표가 명확한 답을 내리지 않자 새보수당의 '확답' 압박이 더욱 강해지고 있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친박계의 반발도 점차 거세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 News1 이종덕 기자

보수통합 논의에서 '일단 이탈' 한 것으로 보이는 과거 친박계 주류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1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지금 보수통합 논의는 자기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 우리 계파가 얼마만큼 공천권을 확보할 수 있느냐 없느냐 문제"라고 평가절하했다.

탄핵 문제에 대해서도 "이번 총선은 죽은 공명과 산 사마의의 싸움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간 싸움"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배제하고 보수 우파는 갈 수 없다. 탄핵을 묻고 가자는 놈들을 묻고 가자"고 새보수당측을 비판했다.

보수진영내 탄핵을 둘러싼 이같은 간극 때문에 보수 밖 세력에서도 통합 가능성을 낮다고 보거나 그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모양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10일 BBS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보수 측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가장 큰 이념적 차이"라며 "지금 박형준 (통추위) 위원장은 '넘어가자'고 하는데 어떻게 넘어간다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 당의 지분을 챙긴다고 하면 결국 개혁공천이 안 되고 무더기 공천이 됨으로써 국민의 평가를 받기도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sg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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