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아들 옆 치매 노모.."옷 입히고 이불 덮어주고"
[뉴스데스크] ◀ 앵커 ▶
경기 용인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50대 남성이 숨 진채 발견 됐습니다.
숨진 남성 옆에는 치매에 걸린 70대 노모가 시신을 지키고 있었는데, 어머니는 아들이 미리 준비해 놨던 통조림을 먹으면서 두 달 가까이 버틴 것으로 알려 졌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용인의 한 다세대 주택.
지난 5일 이 주택 1층에 사는 54살 남성 신 모 씨가 방 안에서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인기척이 없다는 이웃의 말을 듣고 문을 열어본 주인이 발견한 겁니다.
[이웃 주민] "인기척이 없는 거예요. 엄마만 떠드는 소리 (들리고). 변기 물내리는 소리는 안 들린 지 한 달하고 10일 (지났고)."
아들이 누워있는 옆 방에는 치매가 있는 77살의 어머니가 앉아 있었습니다.
노모는 경찰에게 "아들이 죽지 않았다."며 "병원으로 데려가달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신 씨가 사망한 지 두 달 가까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초 이후 신용카드를 사용한 흔적이 없고, 두 달동안 월세도 밀렸습니다.
경찰은 노모가 아들의 몸을 닦은 후 옷을 갈아 입혔고, 아들이 추울까봐 이불을 덮어놨다고 밝혔습니다.
노모는 치매로 밥을 혼자 해 먹을 수 없는 상태였는데, 발견 당시 놀랍게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들이 노모를 위해 통조림과 햄을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가득 넣어두고 미리 밥을 해뒀는데, 이걸 먹고 노모가 두 달 가까이 버틴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다른 가족이 없는 노모는 용인의 한 요양시설로 보내졌습니다.
경찰은 타살 정황은 없다고 보고, 신 씨가 평소 앓고 있던 질병을 알아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힐 예정입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김효준vj / 영상편집: 이지영)
남효정 기자 (hjh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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