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찬물 욕조에 한 시간이나..아이는 결국

양소연 2020. 1. 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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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 추운 겨울에 장애가 있는 9살짜리 의붓아들을, 무려 1시간 동안, 베란다에서 찬물 속에 앉아있게 한 의붓어머니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는데요.

저녁 준비를 하는데 아이가 얌전히 있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양소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제 저녁 8시쯤, 경기도 여주시의 한 아파트.

소방차가 아파트 단지로 진입하고 잠시 뒤 구급차와 경찰차가 들어갑니다.

약 10분 뒤, 9살 김 모 군을 실은 구급차가 아파트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아이가 자고 있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는 31살 유 모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겁니다.

구급대원들이 의식을 잃은 김 군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아파트 주민] "계속 심폐소생술을 하는데, 애가 그냥 축 늘어져서 창백한 얼굴로 있고… 엄마 같은 사람이 슬리퍼 끌고 와서 너무 태연하게 '어느 차 타면 되느냐'라고 그래서 다른 구급차 타고 갔대요."

경찰 조사 결과 의붓어머니 유 씨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김 군을 찬물이 담긴 어린이용 욕조에 속옷만 입힌 채 1시간 동안 앉아있게 했습니다.

유 씨는 "저녁 준비를 하는데 아이가 얌전히 있지 않아 벌을 준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유 씨는 이후 "옷을 입히고 눕혀서 쉬도록 했는데 다시 한 시간쯤 지나 저녁을 먹이려니까 일어나지 않아서 신고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군은 언어 장애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숨진 아이의 의붓 어머니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유 씨의 학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016년에도 김 군을 학대했다는 신고가 두 차례 접수돼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33개월 동안 분리조치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김 군은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다시 부모에게 인계됐는데, 집에 돌아온 지 1년도 채 안 돼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찰은 김 군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조만간 부검을 실시하는 한편, 유 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 : 김우람VJ / 영상편집 : 장예은)

양소연 기자 (sa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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