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방위비 협상 목전서 "한국, 훨씬 더 많이 내게 될 것"

송수경 입력 2020.01.12. 02:17 수정 2020.01.12.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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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나라, TV세트 우리한테서 빼앗아가..미, 북한으로부터 한국 지켜줘"
대폭 인상 기정사실화하며 못박기..14∼15일 워싱턴 협상 앞두고 증액 압박
트럼프 "부자나라 방어에 엄청난 돈" 또 언급 (CG) [연합뉴스TV 제공]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지역 내 미군 주둔 관련 문제를 언급하던 도중 불쑥 한국을 '부유한 나라'로 거론하며 방위비 분담금을 훨씬 더 많이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주 재개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목전에 두고 대폭 증액을 기정사실로 못 박으며 또다시 공개적인 인상 압박에 나선 것이다. 문제의 '5억 달러' 발언도 또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동 지역 추가 파병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병력을) 더 보내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그에 대해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당신들은 매우 부유한 나라이다. 당신들은 더 많은 병력을 원한다. 나는 당신들에게 그들(병력)을 보내려고 한다. 그러나 당신들은 우리에게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들(사우디아라비아)은 이미 은행에 10억 달러를 예치해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지만 이들 부유한 나라는 그에 대해 지불해야 한다"며 한국 이야기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우리에게 5억 달러를 줬다. 그들은 우리에게 5억 달러를 줬다"며 "나는 '당신들은 우리를 도와야 한다. 우리는 당신들을 북한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 한국에 3만2천명의 병사를 주둔시키고 있다. 당신들은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에게 5억 달러를 줬다"고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부유한 나라"라고 거듭 말한 뒤 "그들은 여러분의 텔레비전 세트 모두를 만든다. 그들은 그것을 우리한테서 뺏어가 버렸다. 그들은 선박을 건설한다. 그들은 많은 것들을 건설해왔다"고 주장했다.

한국 가전업체들이 미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했다는 취지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봐라. 우리는 당신들을 지켜주고 있다. 당신들은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5억 달러를 지불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훨씬 더 많이 지불할 예정"이라고 추가 대폭 인상을 기정사실로 하며 압박성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라크에서 철군하게 될 경우 이라크가 기지 건설 비용 등을 갚아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반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가 분담금에 대해 합의하고 가서명한 지 이틀 만인 지난해 2월 12일 각료회의에서 "그들은 5억 달러를 더 내기로 동의했다. 전화 몇 통에 5억 달러"라며 실제와 맞지 않는 수치를 언급,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한국이 지난해 2월 제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에서 합의한 액수는 전년도(9천602억원)보다 787억원(8.2%) 증액된 1조389억원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억 달러와는 엄청난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초에 이어 이날도 문제의 '5억 달러' 발언을 계속 꺼냈다. 성과를 부풀리기 위한 특유의 과장 화법의 연장 선상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초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면서 "처음 밝히는 것"이라고 한 데 이어 이번 인터뷰에서도 "아무도 그런 것을 보도하길 원하지 않는다. 나는 누구든 그걸 봤는지 확신하지 못한다"며 "내 말은 그것은 (미국에) 좋은 일이라는 뜻"이라며 '잘 알려지지 않은 소식'인 것처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주한미군 주둔 규모를 '3만2천명'이라고 잘못 말했다. 실제 주둔 규모는 2만8천500명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3만2천명'으로 언급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부자나라들이 거의 아무것도 안 낸다", "가끔 동맹이 더 나쁘다"며 무임승차론을 거론하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압박을 계속해 왔다.

지난해 12월 초에는 주한미군 주둔 규모를 유지하려면 한국이 방위비를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언급, 미국이 원하는 만큼 충분한 증액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음을 시사하며 고강도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오는 14∼15일 이틀간 미국의 안방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11차 SMA 체결을 위한 6번째 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평행선을 달리던 양국은 앞서 지난해 12월 17∼18일 열린 5차 회의를 통해 일정 부분 입장차를 좁혔지만, 여전히 간극이 큰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증액 인상 압박에 또다시 공개적으로 나섬에 따라 이번 새해 첫 담판에서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방위비 협상 해 넘길듯…올해 마지막 협의 개시 (CG) [연합뉴스TV 제공]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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