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급생들에 SNS로 '성폭력'..여학생들 '트라우마'
[뉴스데스크] ◀ 앵커 ▶
중학교 1학년 남학생 두 명이 동급생인 여학생 십 여 명의 SNS 게시판에, 지속적으로 음란 메시지를 올린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반년이 넘도록,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글들을 밤낮 없이 올렸는데, 학교 측이 이 사실을 알고도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서, 피해 학생들은 직접 가해자를 찾아 내야 했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단독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세종시 모 중학교 1학년 남학생 2명이 동급생인 여학생 11명의 SNS 게시판에 익명으로 올린 메시지들입니다.
여학생의 특정 신체부위를 언급하며 본인의 욕구를 채워달라거나 성관계를 맺자는 이야기, 너네 집 비밀번호도 알아냈으니 집에 찾아가 성관계하자는 말까지.
남학생들은,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음란 메시지 수십 건을, 지난해 4월부터 7개월간 지속적으로 올렸습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딸아이가) 마음 속에 생각조차 하기 싫어해요. 그 친구랑(가해 학생)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소름끼쳐 합니다."
남학생 중 1명은 발신자가 뜨지 않는 앱을 활용해 여학생에게 직접 전화까지 해 성희롱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교 측은 지난해 11월, 피해 여학생들로부터 SNS 성폭력 피해를 접수받고도 제대로 된 조사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여학생들이 학교 폭력 담당 교사를 찾아왔지만, SNS 캡처 화면이 이미 삭제된 상태여서 조사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세종 A중학교 관계자] "SNS라고 하는 특성상 근거가 있어야 되잖아요. 그래서 그걸(피해 내용) 갖고 와 봐라 그랬는데 안 갖고 와서…"
결국 피해 여학생들은 직접 가해자를 추적한 끝에 1명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내 학교에 알렸고, 학교는 경찰과 교육청에 신고했습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학교의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대처가 너무 좀 말이 안 된다고 봐요."
세종시교육청은 피해·가해 학생들이 재학 중인 학교 2곳에서 공동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피해 여학생 11명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았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영상취재: 장우창(대전))
김태욱 기자 (burning@t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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