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세계 유일의 2000년 단일민족" 발언 논란 아소 부총리, 결국 사과

이현승 기자 2020. 1. 1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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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년 동안 일본은 하나의 민족"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아소 다로(麻生太郎)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14일 사과 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 연합뉴스

마이니치신문, NHK 등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이날 각의(국무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정부 방침을 부정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오해가 생겼다면 사과하고 정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소 부총리는 "오랫동안 일본이라는 나라는 민족 대이동이나 나라의 지역(위치)가 움직인 적이 없이 비교적 하나로 합쳐진 형태로 이천년 동안 계속 되어 왔다는 것을 말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아소 부총리는 전날 후쿠오카 현 노가타 시에서 열린 국정 보고회에서 작년 럭비 월드컵에서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된 일본 대표팀이 활약한 것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이천년이라는 오랜 기간 한 곳에서, 하나의 언어로, 한 개의 민족, 하나의 천황이라는 왕조가 이어져온 나라는 여기 밖에 없다. 좋은 나라다"라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는 2005년에도 이런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

‘단일민족’ 발언은 일본의 소수민족인 아이누족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방침과도 어긋난다. 일본 정부는 아이누족을 선주민족(先住民族·원주민)으로 규정하고 보호하고 있는데 이런 방침에 역행하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작년 5월부터 아이누 민족을 '선주민족'으로 명시한 아이누시책추진법을 시행하고 있다. 선주민족이란 독자 문화를 갖고 예로부터 거주하던 민족을 말한다. 유엔에선 선주민족의 기득권이 보호돼야 한다는 이념을 정립했다.

아이누 민족은 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의 사할린 및 쿠릴열도에 거주해온 일본의 소수 민족이다. 일본 정부는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후 홋카이도(北海道) 식민 개발을 위해 아이누 민족을 삶의 터전에서 몰아내고 문화를 말살하는 동화정책을 폈다.

일본이 역사적으로 한반도 등 주변 나라와 교류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단일민족은 일본 뿐’이라는 아소 부총리의 발언이 틀렸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4월 퇴임한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2001년 생일 기자회견에서 "내 개인으로서는 간무(桓武) 천황(일왕)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記)에 쓰여 있는 데 대해 한국과의 연(緣)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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