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고기·우유값 2배 폭등..이란에 무슨 일이

강기준 기자 입력 2020. 1. 14. 14:51 수정 2020. 1. 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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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자고 일어나면 식료품값이 올라있고,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 미국의 경제제재로 이란이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방침으로 한층 더 거센 경제제재를 예고한만큼, 이란 정권이 경제난과 이로 인한 성난 민심에 붕괴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철강, 알루미늄, 구리 등 금속산업을 새로운 제재 대상으로 삼았고, 미사일 공격에 관여한 8명의 정부 고위 관료들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이란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9.5%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 상황대로라면 이란은 올해에도 악몽같은 한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률 40% 사상최고...소고기값 2배 폭등
/AFPBBNews=뉴스1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필두로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이 이란과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맺으면서 이란 경제는 잠시 해빙기를 맞았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5년만해도 경제제재 영향으로 이란의 경제성장률은 -1.3%였지만, 제재가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한 2016년엔 13.4% 성장으로 반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 탈퇴를 발표하고 같은해 11월 경제제재를 재개키로 하자 이란의 경제성장률은 다시 -5%대로 곤두박질쳤다.

미국이 지난해 5월 이란의 현금창출원인 원유 수출을 틀어막으면서, 기존 하루 200~250만배럴 수준이엇던 수출량은 이후 50만배럴 수준으로 급락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는 공식적인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제로(0)'를 기록했다.

NYT는 이란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40%에 달해, 자고 일어나면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이란의 인플레가 핵합의 시점인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11.92%, 9.05%였지만, 2018년에는 30.49%, 지난해는 35.68%로 치솟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는 인플레가 40.4%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WP는 이란의 주요 식료품 가격은 지난 2년새 가격이 2배 가량 폭등했다고 전했다. 2017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 사이 주요 식료품 가격을 살펴보면, 소고기는 1kg에 34만4587리얄에서 87만3875리얄로, 우유는 1L에 2만6687리얄에서 5만8489리얄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마시는 차 종류도 500g에 19만2445리얄에서 56만2576리얄이 됐고, 설탕도 1kg에 3만3005리얄에서 6만242리얄로 올랐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란의 실업률도 2018년 4~6월 기준 12.1%를 기록했고, 15~24세의 실업률은 28.3%로 전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지난해는 실업률이 16%를 넘었다.
기업들도 파산 벼랑 끝…이란 정권 붕괴 가능성도
/AFPBBNews=뉴스1

NYT는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지속되면 이란 기업들도 줄도산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이란 기업들의 절반 이상은 각종 제재로 인해 은행 대출금을 연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은 정부가 은행 자산의 70%를 소유하고 있고, 정부의 지원으로 당장은 파산을 막고 있지만, 정부가 조만간 손해를 감수하고 대출을 연장할 지, 기업 파산을 지켜볼지 선택해야 한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이란 정부가 실업률 문제 때문에 기업 파산을 내버려두긴 힘들 것으로 봤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란 정권이 붕괴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제임스 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CNBC에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고로 이란 국민의 분노가 커지면서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면서 "이란 정권은 1979년이래 가장 취약하며 정권이 붕괴할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란이 내달 21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집권세력이 빠르게 무너질 가능성도 나오는 것이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애드난 마자레이 전 국제통화기금(IMF) 부국장은 NYT에 "현재 이란의 경제상황이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이란의 강성 집권세력도 결국에는 경제난 때문에 미국의 요청에 응하게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미국이 핵합의 탈퇴와 솔레이마니 사살로 이란에게 '대항'이라는 선택지만을 남겨둔 만큼 이란이 협상력 확보를 위해 추가 도발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부소장은 "이란 정권은 국민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긴장 고조만을 협상테이블로 가는 유일한 길로 보고 있다"면서 "전세계 원유의 20% 이상이 드나드는 호르무즈해협 등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란에선 현재 사흘째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지난해 11월 휘발유 가격 인상 등 경제난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면서 시작됐지만 경찰의 강경 진압에 큰 힘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3일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사살하면서 시위는 반미로 돌아서는 듯 했으나, 지난 11일 사흘간의 부인 끝에 이란이 실수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해 탑승객 176명이 모두 사망했다고 인정하자 다시 반정부 시위가 들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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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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