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임기 후 잊힌 사람될 것"..긴장한 회견장에 '웃음'(종합)
문 대통령 "모니터에는 답변 아닌 질문요지만" 웃으며 언급
회견 전 장내에 유산슬 '사랑의 재개발' 나와..질문 경쟁 치열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14일 신년 기자회견은 집권 4년 차를 맞은 문 대통령의 정국 구상과 검찰개혁 등 각종 현안에 대한 해법을 듣기 위한 취재진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로 열린 이번 신년 기자회견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사전에 질문과 질문자를 정하지 않은 채 진행됐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질의응답 주제를 정치·사회, 민생·경제, 외교·안보 순으로 정했다.
이중 '정치·사회'를 첫 주제로 앞세운 것은 검찰개혁을 비롯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주요 현안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께 기자회견장인 청와대 영빈관에 들어섰다.
푸른색으로 장식된 회견장 배경에는 '확실한 변화 대한민국 2020'이라는 대형 문구가 새겨졌고, 문 대통령은 같은 문구가 적힌 테이블에 자리했다.
작년 '이니 블루'로 불리는 푸른 넥타이를 맸던 문 대통령은 이날은 붉은 계열의 넥타이를 골랐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를 발표한 만큼 이날은 1분가량의 짤막한 모두발언 후 곧바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문답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첫 질문에 답하기 전 자리 앞에 놓인 두 대의 모니터를 가리키며 "질문자의 성명과 소속, 질문 요지가 떠 있다"며 "(예상) 답변이 올라와 있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이 있을까 봐), 미리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하며 웃어 보였다.
지난해 기자회견 당시 문 대통령 앞에 설치된 모니터를 두고 '참모진이 답변을 열심히 써서 올리고 대통령이 이를 읽었다'는 논란이 있었던 만큼 같은 의혹이 제기되는 것을 사전에 막고자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앉은 200여명의 내외신 기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발언권을 얻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취재진은 회견 초반 검찰개혁과 관련한 질문에 집중했고, 문 대통령도 상세한 답변을 이어갔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검찰 고위직 간부 인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청와대 관련 의혹 사건 수사 등 검찰과의 갈등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사회자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다른 주제의 질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90분으로 예정된 회견이 약 절반쯤 지난 10시 44분께가 돼서야 정치·사회 분야에서 민생·경제 분야로 질문이 넘어갔다.
주요 현안뿐 아니라 비교적 가벼운 질문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임기 후 어떤 대통령으로 남고 싶나'라는 질문에 웃음과 함께 "저는 대통령 이후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면서 "대통령 임기 후에는 그냥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대답에 좌중에서도 가벼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기자들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질문권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펜이나 수첩을 들어 차별화를 꾀하는가 하면 두 해 연속으로 한복을 입고 온 기자는 부채까지 펼쳐 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회견 막판에 질문자를 지명하면서 "물병과 수첩 드신 분"이라고 호명하기도 했다.
회견은 애초 예정됐던 90분을 넘겨 107분간 진행됐다.
종료 시각을 넘겨서도 기자들이 계속해서 손을 들자 문 대통령은 마지막 주제인 외교·안보와 관련한 질문을 하고 싶은지를 물으며 추가 질문자를 지정했다.
고 대변인이 "계속 질문을 받으면 끝이 없을 것 같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은 "다음 받아주세요"라면서 11시 43분까지 질문을 받았다.
한편 회견 시작에 앞서 영빈관에는 대중가요가 흘러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선곡된 노래는 최근 '유산슬'이라는 이름으로 트로트 가수에 데뷔한 유재석의 '사랑의 재개발', 마시따밴드의 '돌멩이' 등 4곡이었다.
회견이 끝난 후에는 이적의 '같이 걸을까'를 배경음악으로 문 대통령과 기자들이 인사를 나눴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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