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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천 머물던 기무사령관 공관, '기생충' 속 호화저택 연상

박대로 입력 2020.01.1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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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자산 처분시스템 온비드, 기무사 공관 매물로 내놔
최저입찰가 55억8200만원 책정, 서울서 손꼽히는 부촌
좁은 통로 아래 대형 지하실..전면 통유리 너머 정원
마지막 주인인 조현천 전 사령관, 2017년 미국 도피
이달 29일까지 입찰 진행돼 30일 개찰, 매수자 확정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군이 옛 국군기무사령관(현 군사안보지원사령관) 공관을 38년만에 민간 매각하기로 결정, 공개 입찰에 들어갔다. 14일 오후 현장 설명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청운동 공관 입구 모습이다. 박근혜 정권 촛불집회 당시 계엄문건 작성 지시를 받았던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 전까지 거주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매각 예정가는 56억원에 달한다. 2020.01.14.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옛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계엄 문건 의혹의 핵심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그가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공관의 내부가 일반에 공개돼 눈길을 끈다.

실제로 공관 안으로 들어가 보니 최근 국내외에서 각광받는 영화 '기생충'의 주요 무대인 호화 주택을 연상시키는 내부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14일 공공자산 처분시스템인 온비드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청운동 15-8번지 토지와 지상 3층 지하 1층짜리 단독주택이 공매에 나왔다. 공매란 법률 규정에 따라 공적 기관에 의해 강제로 이뤄지는 매매를 뜻한다. 최저입찰가는 약 55억82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건물은 기무사령관이 숙소로 쓰던 공관으로 마지막 입주자는 도피 중인 조현천 전 사령관이다. 조 전 사령관은 2014년 10월 기무사령관으로 임명됐고 2017년 9월까지 재임했다. 그는 기무사 계엄 문건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던 2017년 12월 출국해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군이 옛 국군기무사령관(현 군사안보지원사령관) 공관을 38년만에 민간 매각하기로 결정, 공개 입찰에 들어갔다. 14일 오후 현장 설명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청운동 공관 입구 모습이다. 박근혜 정권 촛불집회 당시 계엄문건 작성 지시를 받았던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 전까지 거주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매각 예정가는 56억원에 달한다. 2020.01.14. chocrystal@newsis.com

국방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공관을 공개했다. 공관 내부까지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관이 위치한 경기상고 인근은 대기업 총수 등 재벌가의 주택이 밀집해 있어 서울시내의 대표적인 고급주택가로 꼽히는 곳이다. 이 공관은 원래 김철호 기아자동차 회장의 집이었다. 1982년 부임한 박준병 당시 보안사령관의 지시로 군이 건물과 부지를 사들였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가파른 목조 계단이 나타났다. 계단을 다 오르고 진입로를 따라 몇 걸음 걸어가니 정원이 있었다. 정원 한 편에 연못이 있고 연못가에 작은 돌탑이 세워져 있었다. 고급 주택가라 전반적으로 고즈넉한 느낌이 들었다.

옅은 노란색으로 벽을 칠한 주택 안으로 들어서니 널찍한 응접실이 나왔다. 응접실에서 정원 쪽으로 커다란 전면 유리가 설치돼 실내에서도 정원을 바라볼 수 있게 돼있었다. 내부 벽은 인조 대리석으로 꾸며져 깔끔한 느낌이었다.

[서울=뉴시스] 기무사령관 공관 내 정원. 2020.01.14. (사진=감정평가서 내용 캡처)

좁은 통로를 통해 내려갈 수 있는 지하실이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 통로는 영화 기생충의 핵심 공간을 닮았다. 영화 속에서 가정부 남편이 집 주인 몰래 지하실에서 숨어 지내는데, 이 통로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지하에는 방과 화장실을 비롯해 승용차 2대를 댈 수 있는 차고까지 갖춰져 있었다.

건물 내 다른 공간도 영화 기생충 장면을 연상시킬 만큼 호화로웠다. 층마다 화장실과 2~3개의 방이 있어 쾌적하다고 하기에 충분한 조건이었다.

또 층마다 테라스가 마련돼 바깥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특히 3층에 있는 넓은 테라스로 나서면 북악산과 인왕산을 바라볼 수 있을 뿐더러 멀리 남산까지 이어지는 탁 트인 시야를 즐길 수 있게 돼있다. 3층에는 파티를 위한 주방도 마련돼있어 겨울에는 실내에서 음식을 즐기며 전면 유리를 통해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설계돼있었다.

이 같은 내부 구조는 조 전 사령관의 부임 전인 2014년에 갖춰졌다. 고인이 된 이재수 전 사령관 당시 7억5000만원을 들여 현재와 같은 형태로 리모델링됐다. 조 전 사령관은 같은 해 10월부터 이 공관을 썼다. 그는 2017년 9월 전역할 때까지 이 주택에 머물렀다. 이 주택의 우편함에는 아직도 조 전 사령관이 수취인으로 기재된 우편물이 담겨있다.

[서울=뉴시스] 기무사령관 공관 테라스. 2020.01.14. (사진=감정평가서 내용 캡처)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계엄령 관련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무사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 중인 민군 합동수사단은 같은 해 9월 조 전 사령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조 전 사령관은 같은 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뒤 합수단의 자진귀국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조 전 사령관의 여권이 무효화돼 현재 그는 불법 체류자다. 군은 군인연금법 개정에 따라 이달부터 조 전 사령관의 연금 지급을 중단한다.

현재 공관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2018년 9월 불법 정치개입 논란 등으로 기무사가 해체되면서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공관도 국방부에 반납됐다. 기무사 해체 후 기능을 승계한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남영신 초대 사령관 시절인 2018년 11월 과거 기무사의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새 출발을 한다며 사령관 공관을 국방부에 반납했다.

국방부는 이후 서울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통일부 등에 매입을 제의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공관을 민간에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공매 절차를 밟아왔다. 입찰은 온비드에서 이달 29일까지 진행된다. 30일 개찰을 통해 매수자가 정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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