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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키우고 공격 근거 딴소리'..동맹국들, 트럼프에 '쓴소리'

김향미 기자 입력 2020.01.1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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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섣부른 판단으로 이란과 갈등 촉발…점점 커지는 ‘불신’

혼자 ‘다른 시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13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대학 미식축구 내셔널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경기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올리언스 | USA투데이연합뉴스

캐나다와 영국 등 미국 동맹국들에서 이란과의 갈등을 야기한 미국을 향한 쓴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섣부른 판단으로 중동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이란의 여객기 오인 격추 등 불필요한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회원국에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장비를 사용하면 “정보공유를 제한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계획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중동 내 긴장 상황이 없었다면

여객기 희생자들 집에 있을 것”

트뤼도 캐나다 총리 우회 비판

“미국, 리더 역할 발 뺄까 우려”

영국 국방장관, 정보 배제 불만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 월리스 영국 국방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캐나다 언론 글로벌뉴스 인터뷰에서 “최근 중동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지 않았다면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숨진) 캐나다인 57명은 지금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솔레이마니를 살해해 긴장을 고조시킨 미국에도 여객기 격추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돌려 비판한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전날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정의를 추구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의 식품포장 업체인 메이플리프푸드의 마이클 매케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회사 공식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워싱턴의 나르시시스트가 세계가 함께 이룬 업적을 파괴하고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무책임하고 위험하며 구상이 잘못된 계획으로 인한 부차적인 피해로 캐나다인들이 불필요한 죽음을 맞았다. 그중에는 내 동료의 부인과 11살짜리 아들도 있다”고 썼다.

영국의 벤 월리스 국방장관은 12일 선데이타임스 인터뷰에서 “영국이 항상 미국과 함께 싸울 것이란 가정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미국의 공군, 정보 감시정찰 자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자산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리스 국방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더 많은 기여를 하라고 한다”며 “미국이 세계에서의 지도적 역할에서 발을 빼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영국의 동맹 역할을 강요하면서 정작 솔레이마니 제거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등 자국 이익만 앞세우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동맹관계 재설정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영국은 미국의 반대에도 화웨이의 5G 통신장비 기술을 채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톰 베켓 국제전략연구소 소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은 솔레이마니 공습 정보를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토에 더 많은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동맹국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라고 말했다.

“임박한 위협 안 중요해” 강변

동맹국들의 비판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행태’는 변함없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서 “그(솔레이마니)의 끔찍한 과거 때문에 그것(임박한 위협 여부)은 정말로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란의 미 대사관 4곳 공격 계획’이라는 “임박한 위협” 때문에 솔레이마니를 살해했다고 했으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12일 관련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암살 명분으로 내세웠던 ‘임박한 위협’의 근거가 빈약해지면서 미국과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커지자 솔레이마니 전력까지 거론하며 논점을 흐리려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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