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이 모자란다..보유 기준 5일분보다 적은 3.5일분 확보
[경향신문] ㆍ적십자사 ‘헌혈 동참’ 호소
새해 들어 혈액 수급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 헌혈층인 고교생과 대학생이 방학을 맞은 데다 최근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헌혈의 집’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4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혈액보유량은 3.5일분에 그쳐 혈액 수급 위기 첫 단계인 ‘관심’ 단계이다. 혈액관리본부는 전국 혈액보유량이 5일분 미만이면 ‘관심’, 3일분 미만 ‘주의’, 2일분 미만 ‘경계’, 1일분 미만이면 ‘심각’ 단계로 구분해 관리한다. 전북지역의 경우 지난 9일 혈액보유량이 2.4일분으로 ‘주의’ 단계까지 떨어졌다가 공무원들의 헌혈 동참에 힘입어 ‘관심’ 단계로 회복했다.
1월 들어 혈액보유량이 위기 단계로 진입한 것은 여러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혈액관리본부는 설명했다. 단체로 헌혈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가 ‘헌혈의 집’을 찾지 않는 데다, 비가 자주 내리고 독감이 유행하고 있는 점도 악재라는 것이다.
헌혈은 자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독감 예방접종을 했거나 항생제가 포함된 감기약을 복용해도 대상에서 배제된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한 달간 헌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설 연휴를 감안하면 혈액보유량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공무원들이 헌혈운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전주시 완산구청 공무원들은 지난 10일 헌혈에 동참했고, 본청과 덕진구도 13일과 14일 헌혈행사를 벌였다. 국내 헌혈 가능 연령은 만 16~69세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헌혈자 비중은 5.7%로 다른 나라보다 높은 편이나 10~20대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김두수 팀장은 “아직은 혈액보유량이 경계 단계까지 떨어지지 않았지만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중장년층의 헌혈 동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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