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살릴 수 있었는데"..1천6백 명의 '억울한 죽음'

최유찬 입력 2020.01.15. 19:49 수정 2020.01.1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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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국종 아주대 병원 외상센터 장과 병원 수뇌부의 갈등을 시작으로 국내 의료계에서 홀대 받는 외상 센터의 실태를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주대 권역 외상센터는 작년 전국 외상센터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곳입니다.

1등이 이런데 다른 곳은 오죽할까요.

그런데 이런 현실은 환자의 사망률과 직결돼 있습니다.

제때 적절한 치료만 받았어도 살 수 있었던 외상 사망자의 비율을 조사해 봤더니 19.9% 즉, 열 명 중 두 명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는 겁니다.

먼저, 최유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시흥시의 한 아파트.

지난 2017년 10월, 여기 살던 1살 여자 아이가 집에서 기르던 진돗개에 물렸습니다.

[당시 출동 소방서 관계자] "'집 안에서 키우는 진돗개한테 12개월 아이가 물렸다'라고… 6~7cm정도의 열상(찢어진 상처)이 양쪽 턱 부위에 있었고."

아이는 인근 대학 병원으로 40분 만에 옮겨졌지만 사흘 뒤 결국 숨졌습니다.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죽음인 줄 알았습니다.

탐사기획팀이 입수한 예방가능사망 조사에서는 달랐습니다.

턱과 얼굴이 찢어진 아이는 병원 도착 1시간이 지나서 CT 촬영을 받습니다.

그 뒤로 특별한 처치는 이뤄지지 않고, 보호자가 다른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또다시 CT검사를 했습니다.

결국 아이는 기도가 붓기 시작하는 등 상태가 악화되고, 5시간 만에 심정지가 발생합니다.

그제서야 권역외상센터로 옮겨졌지만 아이는 결국 숨졌습니다.

특별한 처치도 없었고, 어린 환자인데도 기도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는 결론, 즉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환자였다는 겁니다.

[1차 이송 병원 관계자] (이 건에 대해서도 혹시 모르세요?) "네, 처음 듣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어쨌든 이런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그냥 홍보팀 통해서…"

서울 노원구의 한 도로에서는 22살 남성이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습니다.

별다른 외상은 없어보였습니다.

[당시 출동 소방서 관계자] "크게 중증이라고 판단되지 않았었나 보네요. 중증이 아니라 골절은 아니고, 심각한 응급 상황은 아니고요…"

그런데 이 남성은 3일 만에 숨졌습니다.

알고보니 골반 골절과 내부 출혈이 있었던 겁니다.

처음으로 이송된 병원에서는 무려 8시간이 지나서야, 출혈 지점을 찾지 못하겠다며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냈고, 옮겨진 병원도 환자 스스로 인공호흡기를 뗄때까지 방치하는 등 제대로 돌보지 않았습니다.

[병원 관계자] "(당시 외과 의사들이) 남아계신 분이 없으셔가지고 알 수 없어요."

연구팀이 이렇게 1천명이 넘는 외상 사망자가 치료받은 과정을 하나하나 분석해봤더니 예방가능사망외상사망률 19.9%.

즉 다섯 명 중 한 명은적절한 치료를 받았으면 살 수 있는 환자였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가응급진료망에 기록되는 한 해 외상 사망자가 8천 2백명이니까 결국 1천 6백명은 억울하게 숨졌다는 뜻입니다.

살릴 수 있었던 죽음들, 자세한 내용은 MBC뉴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

(영상취재 : 서현권 / 영상편집 : 정소민)

인터랙티브

* MBC 탐사기획팀 단독기획 <살 수 있었던 죽음, 권역외상센터의 좌절>http://imnews.imbc.com/newszoomin/groupnews/groupnews_8/index.html

* 링크를 복사해서 주소창에 붙여넣으시면 인터랙티브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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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찬 기자 (yucha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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