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너네 집이면 그렇게 팔겠냐"..담합으로 집값 사수?

이준희 입력 2020.01.15. 19:58 수정 2020.01.1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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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12·16 부동산 대책이 발표 된지 한달을 맞았습니다.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 한풀 꺾였지만, 일부 지역에선 팔려고 부르는 가격이죠.

호가가 오히려 올라가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집값 담합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정 가격 아래로는 팔지 말자면서 주민들을 단속 하고, 부동산 들을 협박 하기도 합니다.

먼저 이준희 기자가 현장을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지난달 전용 84㎥가 6억 8천만 원에 거래됐는데, 불과 한 달 만에 호가가 최고 8억 5천만 원까지 뛰었습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과거에 내놓은 7억 5천만 원 이하 매물은 회수하라'는 글이 붙으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주의 경보'라는 제목의 공지문엔 7억 5천만 원이라는 금액이 이른바 '적정가격'이라며 제시돼 있습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계속 지금도 호가를 올리고 있는 상태고… 그러니까 이 주위에 있는 사람은 못 사지. 자기가 기존 가격을 알기 때문에…"

입주민들은 주변 단지가 모두 가격담합을 하고 있는데 자신들만 가만히 있는 바람에 부동산들이 싼값에 거래를 성사시키는, 소위 먹잇감이 됐다고 주장합니다.

[아파트 입주민] "거기(인근 단지)는 나름대로 단합이 좀 되는 거죠. 여기는 하도 헐값에 다들 부동산들이 장난을 치니까…"

다른 동네에 가봤습니다.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적정 가격에 집을 내놓지 않으면 5천만 원을 손해본다는 대형 현수막까지 설치했습니다.

부동산이 제시하는 가격을 믿지 말라는 겁니다.

바로 근처에는 '니네 집이어도 그렇게 팔겠냐'는 현수막을 내걸고 주변 부동산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 "(원하는 금액) 밑으로 올린 거는 허위매물이라고 네이버에 전부 다 신고를 넣어요. 호가를 높여준 부동산은 또 가만 놔두고… 영업을 못하도록 방해하는 거죠."

이렇다 보니 부동산이 올려놓은 매물이 허위라며 신고한 건수가 작년 9월 6천2백 건에서 12월에는 3배로 늘었습니다.

실제 집주인이 자기 집을 파는데도 조금이라도 가격이 낮으면 허위 매물로 신고를 당할 정도입니다.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자 담합을 통해 하락을 막겠다는 버티기란 분석입니다.

특히 최근 거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한 건이라도 싼값에 매매가 되면 그 가격이 곧 전체 아파트의 시세로 굳어진다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박원갑/KB 부동산전문위원] "인위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리면 위기 때 다른 단지에 비해서 훨씬 더 거품이 많이 빠지면서 가격도 제자리로 되돌아올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중개소를 압박하는 현수막이 우후죽순 내걸리고, 인터넷 카페에서는 "내 재산은 내가 지킨다" "집값은 노력과 담합으로 상승한다"며 담합을 독려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취재 : 박지민 / 영상편집 : 김재환)

이준희 기자 (letswi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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