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도 부족해"..푸틴, 영구집권 노린다

방성훈 2020. 1. 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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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구 집권을 노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두마(러시아 하원)에 총리와 각료 지명뿐 아니라 임명까지 모두 맡기는 등 더 큰 책임을 부여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간 푸틴 대통령이 집권 연장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은 여러 차례 제기됐다.

CNBC는 "푸틴 대통령의 연설은 2024년 그가 물러난 뒤 후임 대통령의 권력을 제한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가 추진하는 개헌은 3연임 금지를 사실상 회피하거나 무력화 시키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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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신년 연설서 "총리·의회 권한 강화" 강조
의회 각료 지명권·임명권 강화..2024년 퇴임 대비
외신 "영구집권 추진..막후서 실세 총리 되려는 듯"
러시아 내각, 푸틴 연설 후 전원 사퇴.."개헌 지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구 집권을 노리고 있다. 20년째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는 그는 15일(현지시간) 국정연설을 통해 임기 말인 2024년 이후 집권 구상안을 내놓으면서 장기 집권에 대한 야욕을 드러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2020년 신년 국정연설에서 대통령에게서 의회로 권력을 이양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헌안을 내놓으며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사실상 내각제 개헌을 하자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두마(러시아 하원)에 총리와 각료 지명뿐 아니라 임명까지 모두 맡기는 등 더 큰 책임을 부여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이러한 개헌이 이뤄지면 의회·정당의 역할과 중요성, 그리고 총리의 독립성과 책임이 증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푸틴 대통령은 또 자문기구인 국무위원회에 대해 “아주 효율적이라는 것이 입증됐다”며 그 역할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국제법 우선 적용 제한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 개정 △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소지한 대통령 후보 금지 법률 강화 등을 제안했다.

러시아 정부는 기본적으로는 총리, 부총리, 연방 부처 장관 등 서구와 동일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푸틴 대통령이 독재 통치를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뒤 2012~2018년, 2018~2024년 2연임을 하고 있다.

하지만 헌법에서는 동일 인물이 대통령을 3연임하지 못하도록 규정, 푸틴 대통령 역시 오는 2024년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는 지난 2000~2008년에도 이 조항 때문에 대통령을 2연임했다가 2008~2012년 총리직으로 물러난바 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도 허수아비 대통령을 앉힌 뒤 막후에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실세 총리’ 또는 이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의회 수장’이 돼 통치를 지속할 수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으론 푸틴 대통령이 퇴임 후 어느 자리에 가더라도 권력은 그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간 푸틴 대통령이 집권 연장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은 여러 차례 제기됐다. 다만 그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는데, 3연임 조항 직접 개헌이 아닌, 실세 총리 권한 강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역풍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CNBC는 “푸틴 대통령의 연설은 2024년 그가 물러난 뒤 후임 대통령의 권력을 제한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가 추진하는 개헌은 3연임 금지를 사실상 회피하거나 무력화 시키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도 “67세인 푸틴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2024년을 준비하는 것처럼 비춰졌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푸틴이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고 총리 권한을 강화하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 이후 본인은 물론 내각 전원이 사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드베테프 총리는 “개헌 등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사임”이라고 푸틴 대통령의 개헌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또 “개헌안이 채택된 후에는 다양한 헌법 조항뿐만 아니라, 권력의 균형, 즉 행정·입법·사법부 간 권력의 균형에도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헌이 이뤄지고, 향후 그가 총리나 의회 수장을 맡게 되면 힘의 균형도 한쪽으로 쏠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연설 및 내각 전원 사퇴 이후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0.4% 상승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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