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의 비사이드IT]삼성·애플도 모르는 신제품 정보 꿰고 있는 그들의 정체는

장영은 2020. 1.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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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SNS·사용자 커뮤니티 통해 신제품 정보 유출
디자인·성능 등 핵심정보 절반 정도는 맞아
"협력사·통신사 통해 유출..신제품 흥행에도 도움"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근 IT 분야에서 가장 ‘핫’한 이슈를 꼽으라면 단연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소식들입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기사 상위에는 매일 신제품 관련 정보를 담은 기사들이 몇 개씩 올라가 있곤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기사를 보면서 혹시 출처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신 적은 없으신지요? 보통 기사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애플과 같은 제조사나 관련 업계 등이 출처가 되기 마련인데요. 신제품 관련 기사들에서는 유독 아무개의 트위터, 해외 커뮤니티, 외신 등이 인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도대체 누구이며, 왜 이런 정보를 온라인상에 공개하는 걸까요.

위쪽은 미국 안드로이드 개발자 커뮤니티인 ‘XDA디벨로퍼’ 회원인 맥스 웨인바흐가 최근 공개한 ‘갤럭시S20 플러스’ 시제품 추정 이미지이다. 아래는 유명 디자이너이자 팁스터인 벤 케스킨이 아이폰11 시리즈 공식 발표 전 올린 아이폰11 프로와 맥스 가상 이미지.

◇ 팁스터? 트위터리안?…확률은 50대 50 정도

처음 IT를 맡았을 때 이 부분이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팁스터, 유명 트위터리안, IT 전문가, OO 제품에 정통한 등의 수식어가 붙는 이들을 과연 공신력(?) 있는 출처로 볼 수 있는 것인지 때문입니다.

팁스터는 금전 등의 대가를 받고 경마나 내기 경기에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람을 말합니다. 내부 정보나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돈이 걸린 경기에서 누가 이길 확률이 높은지를 미리 알려주는 것이죠. IT쪽에서는 출시되지 않은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쓰입니다. 이들의 유출 경로가 주로 개인 트위터(SNS)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트위터리안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개인 SNS 계정이나 특정 커뮤니티(애플이나 삼성제품 사용자, 안드로이드 개발자 모임)를 본거지로 활동하지만 애플 제품에 정통한 밍치궈 TF 인터내셔널 연구원처럼 리포트를 통해 관련 정보를 발표하기도 합니다. 신제품 관련 정보를 유출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해당 제품이나 브랜드를 사랑하는 ‘덕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내부에서도 모르는 정보를 ‘외부인’들이 얻는 방법은?

처음에는 제조사에서도 ‘확인해 줄 수 없다’, ‘들은 바 없다’고 하는 내용이라 그저 ‘루머’(소문)일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6개월 정도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소문의 반 정도는 맞는 이야기였습니다. 실제로 제품 출시가 어느 정도 확정되기 전까지는 내부에서도 관련 정보를 알기 힘든 점을 생각하면 꽤 높은 적중률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디서 이런 ‘알짜’ 정보를 얻는 건지가 궁금했습니다. 일단 제조업체를 통해 얻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였습니다.

신제품 관련 정보를 알고 있는 건 회사 내에서도 개발부서나 사업부 등 극소수 인력이고, 이들은 언론 등 대외 접촉은 하지 않습니다. 보안 서약을 받는 등 관련 조치도 철저하게 합니다. 회사로 들어가면서부터 휴대폰 카메라에 보안 스티커를 붙이거나, 노트북이나 각종 저장장치는 휴대를 못하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업계에서 추측하는 루트는 크게 세 가지인데요. 협력업체와 케이스 제조사, 통신사 입니다. 제품의 윤곽이 잡히면 출시를 위해 부품을 주문하거나 기기 자체를 외주생산(애플) 하는 경우 관련 정보가 협력업체에 들어가게 됩니다. 케이스 제조사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기기마다 기본 패키징에도 케이스가 들어가고 출시와 함께 딱 맞는 케이스도 나와야 하니 제조업체에서도 케이스 제조어체에 디자인이나 외형 정보를 먼저 주는 것이죠. 통신사는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단말기의 개통을 위해서는 각국마다 필요한 인증도 받아야 하고 출시 일정과 행사 등을 함께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제조업체와는 긴밀한 파트너 관계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아무래도 (자기 회사 제품이 아니다 보니) 제조업체보다는 보안이 느슨하고, 아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유출될 위험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유출 정보가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의 반영인 동시에 홍보 효과도 있다는 것을 부인할수는 없다”며, 제조사들이 공식적으로야 난색을 표하지만 모종의 협력 관계가 있지 않겠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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