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초 위해 1만3200초 연소시험.. 발사대도 독자 기술로[현장르포]

김만기 2020. 1. 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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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기술 자립 'D-1년'
한국형발사체 개발 순항중
국내기업 200곳 이상 매달려
누리호, 마지막 3단계 사업 진행
여름지나 실제 기체조립 시작
지난 1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림동에서 연구진들이 시험발사체 1단 기체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김만기 기자
【 고흥(전남)=김만기 기자】 "내년 2월 한국형발사체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전국 200개 이상의 기업들과 협력해 준비하고 있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지난 15일 전남고흥 나로우주센터 중앙관제실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현황을 전하고 우주센터내 개발 현장을 공개했다.

엄마 뱃속 태아가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무럭무럭 자라 태어나듯이 1년 뒤 누리호도 탯줄을 끊고 우주로 향하는 날을 위해 수많은 연구자와 개발자들이 준비하고 있다.

■13년간 1조9572억 투입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총 1조9572억원을 투입해 2010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총 3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2018년 4월부터 마지막 3단계가 진행중인데 주 목표는 1.5t급 저궤도실용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를 개발하고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기간 중 3단형 발사체 비행모델을 제작해 2021년 2월과 10월, 2회 시험 발사할 계획이다.

한국형발사체는 총중량이 200t이다. 탑재 성능은 1.5t의 위성을 600~800㎞ 정도의 태양 경계궤도에 투입할 수 있다. 총 3단으로 최대 직경은 3.5m, 길이는 약 47m 정도다. 맨 아랫부분의 1단은 75t의 힘을 가진 엔진 4개가 결합돼 있고, 2단은 75t 엔진 1개, 3단은 7t 엔진 1개와 발사체에 실리는 인공위성이 놓일 자리가 있다.

■엔진시험 시간만 1만3200초

발사체엔진개발부 한영민 팀장은 "한국형발사체 2단 엔진의 연소시간이 130초인데 그 100배인 1만3200초까지 연소시험을 해 검증했고 한번에 최대 260초까지 시험해서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2월중순부터는 내년에 실제 쏘아올릴 엔진을 가지고 시험할 예정이다. 이때 실제 작동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엔진 튜닝을 하게 된다.

이날 75t급 엔진에 대한 139번째 연소시험이 있었다.

중앙관제실 외부로 나와 남쪽에 있는 발사대를 바라보니 그아래 발사체 엔진시험설비장에서 굉음과 함께 2분 넘게 바다쪽으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엔진시험을 한번 할때마다 초당 100L의 케로신(등유)과 150L의 액체산소가 연소돼 가스가 나온다. 이때 온도가 2000℃까지 올라가 시험설비가 녹아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초당 800L의 물을 공급한다. 엄청난 연기가 화염유도로를 통해 뿜어져 나온 이유다.

연소시험이 끝난뒤 가까이 가보니 건물 천정에 엔진이 고정돼 있었다. 연료 등이 들어가는 20개의 배관들과 엔진을 제어하고 계측하는 100여개의 라인들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여름 이후엔 비행용 기체 조립

발사체종합조립동은 중간칸막이로 나눠져 있다. 한국형발사체 조립때 칸막이를 걷어내 실내에서 1~3단 모두 연결해 발사 준비를 마무리 할 수 있다.

내부에서는 발사체 1단 본체의 수류시험을 위해 조립이 한창이었다. 수류시험은 엔진이 없는 상태에서 여러가지 제어시스템과 전자장치가 제대로 작동해 연료와 산화제가 엔진쪽으로 잘 공급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수류시험이 완료된 뒤 가장 까다로운 조립에 들어간다. 고정환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 본부장은 "현재 나머지 부분품별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여름 이후부터는 실제 시험비행용 기체 조립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 발사대도 독자기술로

나로우주센터에 새로운 발사대가 세워지고 있었다.

제2발사대 역시 국내 연구진에 의해 독자적으로 구축 중으로 전체 공정률은 93%. 4월말까지 설치작업을 마치고 10월말까지 누리호 인증모델을 발사대에 기립시켜 발사대 기능을 최종 확인할 예정이다. 발사대에 45m 높이의 녹색타워가 있는데 조립동에서 특수차량으로 이동해 발사체가 옆에 서게 된다. 언빌리컬 타워로 불리는데 발사체로 사람들이 접근해 연료충전과 전기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다.

발사체 이륙때 신호를 주고 받는 케이블이 있다. 이게 끊어지면 발사체가 이륙했다는 신호를 받아 지상과 발사체를 연결하고 있던 여러 케이블을 분리시킨다. 마치 '아기의 태줄'을 끊듯 발사체가 우주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것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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