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층이 트럼프보다 세다?..자금성 사진 한 장에 중국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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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자금성(紫禁城) 내에서 '훙삼다이(紅三代)'로 일컬어지는 젊은 특권층이 찍은 사진 한 장이 중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류사오바오(露小寶) LL'이라는 계정을 가진 젊은 여성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자금성 내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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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오바마 등 외국 국가원수도 허락 안 되는 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자금성(紫禁城) 내에서 '훙삼다이(紅三代)'로 일컬어지는 젊은 특권층이 찍은 사진 한 장이 중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류사오바오(露小寶) LL'이라는 계정을 가진 젊은 여성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자금성 내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이 여성은 태화문(太和門) 앞 광장에 벤츠사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세워둔 채 차량 앞에서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에는 "휴관일인 월요일에 오니 인파도 없고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라는 글이 붙어 있었다.
이 사진 한 장은 중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1420년 지어져 올해 건립 600주년을 맞는 자금성은 명·청 시대 500여년간 24명의 황제가 살았던 궁전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198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에 자금성의 출입은 엄격하게 통제되며, 차를 타고서는 절대 들어올 수 없다.
지난 2013년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도 자금성을 관람할 때 차량에서 내려 걸어 들어가야 했으며, 2014년과 2017년 각각 방중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이는 허용되지 않았다.
중국 누리꾼들은 "자금성이 월요일에 휴관하는 것이 특권층을 위한 것이었구나" 등 이 여성의 행동을 비난하는 글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질투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며 되레 비꼬는 글을 올려 누리꾼의 화를 돋웠다.
분노한 중국의 '누리꾼 수사대'는 이 여성의 신원 파악에 나섰고,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의 전직 승무원인 이 여성이 '훙삼다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훙삼다이는 중국 혁명 원로의 2세인 '훙얼다이(紅二代)'의 자녀나 사위, 며느리 등 젊은 특권층을 가리키는 말이다.
누리꾼 수사대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가오루(高露)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중국의 관광 정책을 총괄하는 중국여유국 국장을 지낸 허광웨이(何光暐)의 며느리이자, 혁명 원로 허창궁(何長工)의 손자며느리이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서 왕훙(網紅·인터넷 스타)으로도 활동하는 가오루는 한 동영상에서 각각 580만 위안(약 9억8천만원)과 1천만 위안(약 17억원)의 명품 손목시계를 자랑한 적도 있다.
파장이 커지자 가오루는 웨이보 사진과 글을 삭제했고 자금성을 관리하는 고궁박물원도 사과 성명을 발표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 외에도 휴관일에 자금성 내로 차량이 들어온 적이 수차례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심지어 최근 20여 대의 차량이 한꺼번에 들어와 주차한 후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는 것까지 밝혀냈다.
이에 인민일보의 소셜미디어 계정 협객도(俠客島)와 신화통신 산하 반월담(半月談)도 "특권층의 방자한 행태가 신뢰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며 고궁박물원 측에 철저한 조사와 해명을 촉구했다.
나아가 일부 누리꾼은 중국 공산당 최고 감찰 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왕쉬둥(王旭東) 고궁박물원장 등을 고발해 파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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